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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9228207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공간, 오랫동안 그곳에 남아
헤르만 헤세 ⋯ 정원에서
조지 오웰 ⋯ 물 아래 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스미다강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내 손으로 집 짓기
어니스트 헤밍웨이 ⋯ 모로 성 연안 청새치 낚시
계절, 낯설지 않은 서정
로베르트 발저 ⋯ 그라이펜 호수
조지 오웰 ⋯ 두꺼비를 생각하며
알도 레오폴드 ⋯ 삼월, 기러기가 돌아오다
시마자키 도손 ⋯ 밤이 짧은 계절
알베르 카뮈 ⋯ 알제의 여름
다자이 오사무 ⋯ 아, 가을
조지 기싱 ⋯ 겨울 1
여행, 그해 일어난 일 중 지금까지 좋은 일
어니스트 헤밍웨이 ⋯ 슈룬스에서 보낸 겨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도보 여행
미야자와 겐지 ⋯ 영국 해안
알퐁스 도데 ⋯ 오렌지
알베르 카뮈 ⋯ 수수께끼
사랑,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폴 부르제 ⋯ 진실한 감정
니이미 난키치 ⋯ 꽃을 묻다
나쓰메 소세키 ⋯ 유리문 안에서
오리구치 시노부 ⋯ 부재중일 때
너새니얼 호손 ⋯ 아이와 나
반려, 우린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윌리엄 포크너 ⋯ 그의 이름은 피트였다
데라다 도라히코 ⋯ 새끼 고양이
카렐 차페크 ⋯ 민다, 혹은 개를 키운다는 것
버지니아 울프 ⋯ 충실한 친구에 관하여
찰스 디킨스 ⋯ 두 큰까마귀
베아트릭스 포터 ⋯ 산토끼 길들이기
작가 소개
원문 출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옮긴이의 말 중에서
꽃피는책의 ‘인생 산책자를 위한 밤과낮 에디션’은 세계 문학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들의 산문을 두 권에 나눠 엮은 책이다. 밤과 낮은 하루의 시간을 반으로 가르는 과학적 구분이지만, 우리 삶을 구성하고, 지배하고, 이끌고, 관통하는 여러 주제를 그 온도와 명암에 따라 가르는 정서적 구분이기도 하다. 불면, 고독, 상실, 죽음 등은 밤의 영역으로, 자연, 사랑, 여행, 가족, 반려 등은 낮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뉜 두 개의 시간, 두 가지 주제들은 빛과 그림자처럼, 동전의 앞뒷면처럼 원래 한 쌍이기에 단면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삶을, 그 삶이 이뤄지는 시공간을 은유한다.
우리가 인생이라는 길고도 짧은 행로를 걷는 동안 빛과 어둠은 교대로 길을 비추고, 교대로 길을 감춘다. 영원한 낮도, 영원한 밤도 없기에 그 길은 걸어볼 만한 길이다. 그리고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 그 길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작가들이 남긴 문장에는 행간마다 진지한 사유의 흔적이 서려 있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살아 꿈틀댄다. 때로는 시리도록 명징하고 때로는 봄볕처럼 따뜻한 그 사유와 시선에 감응하며 독자 여러분 각자의 인생 산책을 이어가기를, 그 시간에 충만함이 깃들기를 빈다.
공간, 오랫동안 그곳에 남아
헤르만 헤세❘정원에서
나는 정원의 여름이 그토록 급하게 왔다 간다는 사실이 언제나 놀랍고 애처롭다.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원에서는 여러 종의 식물이 뿌리내리고 피어나고 살아가다 시들어선 죽는다. 어린 허브를 심은 화단에 물과 비료를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빽빽하게 자라선 번영을 이룬다. 그러고는 두세 달이 지나기도 전에 늙어버린다. 그렇게 목적을 다 이룬 허브는 새로운 생명에게 자리를 내준다. 정원처럼 여름이 무섭도록 빠르게 스쳐 가는 곳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