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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73325991
· 쪽수 : 676쪽
· 출판일 : 2026-04-16
책 소개
목차
1부 질투
런던
질투하는 남자
줄서기
쓰레기
자백
오드
귀걸이
2부 권력
쥐섬
기억 파쇄기
매미
해독제
흑기사
리뷰
책속에서

“저 자살할 거예요.” 당신이 속삭였다.
그러고는 등받이에 기대며 나를 살폈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모르지만, 당신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 걸 알았다.
“어떻게 하려고요?” 내가 겨우 끄집어낸 말이다.
“말씀드릴까요?” 당신이 모호하고도 재미있어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이 물음에 대해 생각했다. 알고 싶나?
“사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에요. 우선 자살하는 게 아니에요. 그건 이미 해봤어요. 저를 죽이는 건 제가 아니라, 그들이에요.”
“그들?”
“네. 제가 계약서에 서명을…….” 당신은 카르티에 손목시계를 보았다. 로버트라는 남자에게 받은 선물이겠지. 그가 바람피우기 전이었을까, 이후였을까? 이후다. 멜리사라는 여자가 처음도 아니었고 그는 처음부터 바람을 피웠을 것이다. “……했어요. 네 시간 전에.”
“그들이라면?” 내가 다시 물었다.
“자살 에이전시요.”
“그러니까…… 스위스처럼? 조력자살 같은 건가요?”
“네, 조력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요. 다른 게 있다면 그들은 자살로 보이지 않게 죽여준다는 거예요.”
살인사건에는 이른바 80퍼센트 법칙이 있다. 살인사건의 80퍼센트에서 가해자가 희생자와 밀접한 관계이고, 그중에 80퍼센트에서 가해자가 남편이거나 남자친구이고, 살해 동기의 80퍼센트가 질투라는 법칙이다. 따라서 우리 강력반에 신고가 들어와 ‘살인’이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살해 동기가 질투일 가능성이 51퍼센트라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약점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수사관으로 부상한 것이다.
내가 사람들에게서 질투를 읽어내는 법을 터득한 게 정확히 언제였는지 말할 수 있다. 모니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걸 안 순간이었다. 나는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질투의 전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믿지 못하다가 절망에 빠졌다가 분노에 휩싸이고, 자기 비하에 사로잡혔다가 마지막에는 깊은 우울에 빠지며 고통스러운 질투의 과정을 거쳤다. 그전에 이렇게 고문에 가까운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였는지, 고통이 나를 집어삼키는 순간에도 마치 밖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마취도 안 하고 수술대에 누운 환자인 동시에 첫 수업에서 수술대 옆 무리에 끼어 사람의 흉곽에서 심장을 꺼내는 과정을 참관하는 어린 의대생이 된 느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