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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3830051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5-05-30
책 소개
목차
PART 1 13
PART 2 169
PART 3 335
감사의 말 540
리뷰
책속에서
그때만 해도 찜통 지구 현상은 관념적으로만 느껴졌다. 여러분도 기억할 것이다. 실외에 나가면 여전히 기분 좋았고, 여름이라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했다. 그때부터 날씨는 이미 이상해지고 있기는 했다. 산불과 허리케인이 잦아지고 일몰은 이상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했다. 나름 합리적이라는 사람들은 지구가 환경 변화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떠들었다.
“그래? 넌 주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깨닫기까지 3, 4, 5세대가 걸리더라도 그냥 지켜보자는 거잖아? 그때쯤엔 주주들도 다 죽겠지. 우리도 마찬가지고.” 귀에 익숙했다. 바로 내가 했던 말이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야.”
주주들은 이사회가 두려워서 그들의 거짓말을 끄집어내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교활한 상황이었다. 주주 정부가 이미 시민들의 삶을 기업의 이익에 완전히 일치시켜 놓은 상태라 아무도 이사회의 거짓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채식을 실천하자고 떠들어 봤자 사회자본 점수를 얻을 수 없었다.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빠르게 소비해야만 점수를 높일 수 있었다.
킹 라오는 정상회담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전직 대통령의 영상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연단에 선 킹이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각 가정의 시청자들에게 연설했다. 그는 무수한 나라들이 위원회에 연락해, 국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바를 더 이상 제공할 수 없는 사정을 토로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각 나라가 원하는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직 대통령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중계방송에서 그 회담의 내용을 하나하나 자막까지 달아가며 자기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일이 잘되어 가고 있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나는 이 일을 시작하는 자리에 있었어요.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행에 옮기도록 한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