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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5772632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6-04-24
책 소개
남은 시간 12시간.
그 결말을 바꿀 수 있다면….
열일곱에 멈춘 삶. 촉망받던 육상 선수였던 이수강은 ‘척수성 근위축증(SMA)’ 진단 이후 모든 것을 잃는다. 움직이지 않는 몸, 점점 좁아지는 일상, 그리고 더는 달릴 수 없게 된 삶.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영상 속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 결박된 첫사랑이 있고, 그 아래에는 단 한줄이 남겨져 있다. “12시간 남았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상황에 결국 수강은 보조기에 의지한 채 비틀거리는 몸으로 직접 현서를 구하러 나선다. 그러나 단서를 따라갈수록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납치 사건이 아니었다. 불법 대출, 마약, 성착취로 사람을 옭아매는 거대한 범죄 조직 ‘루미너스 클럽’과 그 중심에 얽힌 인물들, 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비극의 흔적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비틀거리는 다리와 굳어가는 손가락에도 불구하고 그는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사건을 쫓는 과정에서, 수강은 자신에게 온 메시지가 단순한 구조 요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메시지는 어떻게 도착했을까. 왜 하필, 자신일까.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알고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기다려. 이번엔, 내가 갈게.”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결말의 너를 바꿀 수만 있다면》은 단순한 추격 스릴러를 넘어, 한 사람이 ‘다시’ 움직이기를 선택하는 순간을 그려낸 작품이다. 멈춰 있던 삶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했던 수강이 선택을 바꾸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처음부터 그가 나서려 했던 것은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랐지만, 끝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제야 그는 깨닫는다. 이 일을 감당해야 할 사람이 결국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보조기를 차고 겨우 버티는 일상은 한 걸음 내딛는 일조차 쉽지 않고, 관절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 매 순간을 붙잡는다. 수강은 그렇게 오래도록 스스로를 내려놓은 채 살아왔다. 하지만 결심한 순간 수강은 조금씩 달라진다. 사건이 깊어지고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며, 체력은 한계에 다다르지만 그럼에도 수강은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납치된 친구를 구하는 영웅담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미래였던 달리기를 잃은 뒤 깊은 상실감과 무력감에 매몰된 수강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감각과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곳’을 외면하지 않고 응시하는 한새마 작가의 시선은 불편하지만 끝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목차
1, or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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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or not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결승선이 바로 앞이다.
이제 조금만 더….
바로 그 순간, 발밑이 푹 꺼졌다.
왜…?
트랙 바닥이 얼굴로 달려들었다. 꿰뚫린 듯 극심한 통증이 얼굴에 박혔다. 뒤통수와 목덜미까지 고통이 뻗쳤다. 어디선가 탄식이 터져 나왔다. 너무 아파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온 힘을 쥐어짜도 눈꺼풀만 겨우 깜박거릴 뿐이었다. 결승점을 눈으로 더듬었다. 흰 선이 한없이 멀어졌다. 머릿속으로 소리쳤다.
일어나. 일어나서 뛰라고, 씨발!
나는 구겨진 몸을 펴고 힘겹게 일어났다. 오른발, 왼발, 그리고 오른발. 걸음마를 떼는 어린아이처럼 발을 움직였다.
척수성 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은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군으로, 수의근(스스로 조절되는 근육)의 운동신경세포에 문제가 생겨 점진적으로 근육 약화가 일어나는 희귀 질병입니다.
여섯 개의 벨크로 스트랩 밴드를 하나씩 풀어서 프레임 사이로 오른 다리를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 밴드를 단단히 조이고 왼쪽 다리에도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했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두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터졌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 경비병 같다. <스타워즈>를 볼 때마다 로봇 경비병이 ‘플라스토이드 아머’를 벗으면 그 속에서 보잘것없는 오징어 외계인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고 상상했었다. 3년 만에 내 두 다리가 말린 오징어처럼 곯아서 이런 보조기를 차게 될 줄도 모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