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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598074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6-02-02
책 소개
목차
제1부 세 개의 이름을 가진 나
제2부 곱슬머리 소녀 백광선
제물포에서 호놀룰루까지
찢어진 눈의 기억
칭칭 차이나맨
그날, 총성이 울렸다
우리 집은 하숙집
그해 겨울, 클레어몬트(Claremont)
수은(Quicksilver)의 집
사진 속 신부
태극 마크 하늘로 날다
그 겨울의 결혼식
하늘 아래 한 민족
제3부 메리 광선의 시대
오클랜드의 그대
목욕탕과 별의 길
전쟁 후의 빛
제4부 곱슬머리 유산
제임스를 만나던 날
빛과 선(光善)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광선이네 가족은 인천 제물포항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배를 보고 놀랐다. 지금까지 보았던 모든 배들과는 달랐다. 크고 화려하고 유려한 선체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그 배를 ‘부유한 나라의 배’라고 불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배의 크기와 희망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삶을 꿈꿨다. 가족도 데려갈 수 있다는 유혹은 매우 달콤하게 다가왔다. 광선이네 가족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서에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1년 동안 일하기로 하는 조건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중국인들을 대할 때는 달랐다. 중국인들은 심각한 폭력에 시달렸다. 술에 취한 백인들은 중국인들을 마구 때리고 아무 이유 없이 총을 쏘았다. 토끼 사냥하듯 쏘아댔다. 술에 취한 백인은 중국인들을 향해 총을 쏘거나 죽이기도 했다. 죽이고는 그냥 웃어넘겼다. 아무도 중국인 살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카우보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정확히 그랬다.
당시 중국인들은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중국인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백인이 화가 나서 그냥 중국인을 죽여도 어디에다 대고 호소할 수 없었다. 정부도 중국인의 말은 들어주지 않았다.
광선이는 밤마다 일어나는 소란에 익숙해져 있었다. ‘홍등가’라는 동네는 백인 젊은이들이 노동을 마친 뒤 자주 몰려드는 곳이었다. 그날 밤도 예외는 아니었다. 백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광선이는 그저 그런 거려니 하고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소동은 이미 일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밤은 달랐다. 갑자기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비명은 짧고 절박했다. 찢어지는 여자 목소리, 곧 죽어가는 소리였다. 광선은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창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바로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거기에 있는 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