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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76100151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4-06
책 소개
목차
아사트 탈리냐
늙은 순례자
탈영병
비자불의 무녀
가부아비
수도 미두불
세계수
여우의 조언
수다흐
멸망의 날
순례자들
남은 이야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녀.
이곳에 전해지는 이야기 속 선녀가 바로 여기 있지 않은가, 그는 생각했다. 분명히 살로만은 선녀를 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를 전해주던 사람들 중에도 실제로 선녀를 본 이는 없었다. 선녀는 오직 이야기로만 전해지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산마다 깃든 산신이나 수호령, 선녀 따위를 믿었다. 그중 선녀가 유독 그에게 인상 깊게 남은 이유는 그들이 매우 아름답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믿음이 약해지면 무녀의 힘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무녀의 힘이 약해지면 다시 믿음도 약해지지요.
제가 순례길에 오른 건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어린 무녀의 순례 여행이 시작될 때면 온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와 응원하고 무사한 여행을 기원해줬다는데, 저는 그 정도의 성원은 받지 못했습니다. 동네 꼬맹이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몇 명 배웅 나온 정도였지요. 어린 무녀의 순례 여행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알지 못하지요.”
순례길은 외롭다고 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수풀 속이나 산중, 깊은 동굴 속에는 기묘한 괴물과 밝혀지지 않은 존재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어린 무녀는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먼 길을 떠나야 했다. 한 번도 마을에서 내다 보이는 건넛 멧부리를 넘어본 적 없는 가솜은 처음 맞이하는 밤, 산속 으슥한 바위에 웅크리고 앉아 훌쩍였다. 스산하게 들려오는 산짐승 소리에 잠들 수 없었다. 비자불에서는 늘 충만하게 느껴지던 영력도 약해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