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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153247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8-07-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평범한 게 뭐지? 평범한 게 왜 좋지? 08
Ⅰ 이탈리아 포르치아 마을의 부고란
떠나기 전에 뭘 했지? 재봉질을 하루 배웠지! 24
그 여행, 나도 같이 가도 되나요? 32
첫 호스트, 이탈리아어 교사 오리에따 37
이웃이 죽으면 종을 울리는 마을, 포르치아 46
이탈리아 가정의 저녁을 책임지는 한국인 셰프 54
이탈리아 유치원 일일 교사가 되다 62
마을 사람들의 공동 와이너리 70
공유 차량 블라블라카 타고 트리에스테로 76
이날을 위해 재봉질을 배워온 저 아닙니까! 84
가는 날이 장날? 이탈리아의 시골 장터 89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사는 곳 93
숲속의 작은 성, 두 번째 호스트 제니의 집 100
아시시 근교 동양 여성 두 명 동사체 발견? 107
생존을 위한 제니의 난로 특강 111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함께 살다 119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의 관계 맺기 123
한국어 억양은 노래처럼 들려 130
도시의 생명과 시골의 생명 142
엄마, 이 선을 넘어와도 괜찮아요 147
Ⅱ 영국의 공동체마을, 텔레그라프힐
오, 런던의 천사들이여 156
세 번째 호스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증손녀 170
작가들, 이웃에게 집을 개방하다 175
마을 놀이방과 대안학교 184
영국 아이들과는 이런 걸 하고 놉니다 192
공간이 갖춰지면 사람들은 모인다 198
죽은 이들의 재래시장 그리고 커뮤니티 텃밭 206
일흔 살의 1세대 미국 히피, 다이애나와의 우정 212
Ⅲ 독일 트레벨의 장애인 전용 게스트하우스
여행의 소파, 카우치 서핑 226
베를린의 공유 텃밭, ‘공주님의 정원’ 235
네 번째 호스트, 시골의 장애인 게스트하우스 240
잔디 깎고 장작 패고, 하루가 모자라 246
홍콩 사람, 메기의 속사정 251
장애인의 성 워크숍 255
오해해도 괜찮아, 무서워해도 괜찮아 262
시골길 자전거 여행 267
Ⅳ 자연과 더불어 사는 스페인의 피코스데에우로파
하드코어 여행의 시작 274
다섯 번째 호스트, 요가인 사이먼과 앨리 286
냉장고가 없는 삶이란 291
이것이 진정한 몸 노동 298
안 되겠어, 다른 호스트네로 탈출하자 304
에필로그 살아보기를 마치며 313
부록 노동 교환 여행 방식, 헬프엑스 가이드 32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헬프엑스라는 여행법이 있다고?
물가 비싼 유럽으로, 그것도 5개월 가까이 여행을 다녀왔다니 여행 경비는 어떻게 마련했냐고요? 제 여행 방식이 조금 특별했기에 큰 비용이 들지 않았습니다. 바로 ‘헬프엑스HELPx’입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호스트’를 구해서 일주일에 20~30시간가량(하루로 치면 5시간 내외)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숙박과 음식을 제공받는 형태이지요. 간단히 말하면 남의 집에서 일해주고 머무는 여행입니다.
그 ‘일’은 일용직의 개념이 아니므로 협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주 정도는 한 호스트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호스트는 부족한 일손을 메꿀 수 있고, 여행객(헬퍼)은 숙식을 해결하며 나머지 시간에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여행 방식이지요.
첫 번째 할 일은 내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찾는 것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통 숙박과 교통을 제일 먼저 알아본다. 그러나 나는 좀 달랐다. 헬프엑스로 떠날 거니까. 헬프엑스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바로 첫 번째 호스트를 정하고 연락하는 것. 연락이라고 함은, 내가 호스트의 공간에서 ‘무슨’ 일을 ‘얼마나’ 할지 알아보고 그 대가로 어떤 환경을 제공받을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호스트도 나도 서로가 마음에 들면 도착일과 머무는 기간을 조율하고 최종적으로 확정을 받는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이메일로 이루어진다.
나는 적절한 첫 번째 호스트를 찾기 위해 헬프엑스 웹사이트에서 맨 처음 여행지인 ‘이탈리아’ 그리고 ‘요리’라는 키워드로 검색했다. 내가 호스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재능이 ‘요리하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된다. 외국인과 가까워질 때, 서로 간단한 자기 나라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친해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유치원 일일 교사가 되어 인사말을 가르치고 태극기를 그리다
나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되는 이 꼬마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전날 저녁까지 고민하면서 무무와 머리를 맞댔다. 결국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과 태극기의 의미를 배우고 그려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무릇 색칠 놀이란 세계 모든 어린이의 공통 놀이이지 않은가. 이날의 수업을 위한 신의 한 수라고 한다면 내가 여행 직전 인사동에서 산 생활한복 저고리였다. 뺄 것은 모조리 빼고 배낭 하나로 단출하게 꾸린 짐이었음에도 생활한복은 꼭 한번 입을 일이 있을 것 같아 나름 욕심을 부려 장만한 준비물이었다. 이때를 위한 것이 아닌가! 저고리에 가져간 풍성한 남색 치마를 받쳐 입고 화장을 곱게 하니 나름 보여줄 만한(!) 한국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