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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5297033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시작
2. 우리가 잘 맞을까?
3. 결혼을 왜 해?
4. 잘못한 사람 되기
5. 나는 쓸모 있는 존재인가?
6. DIY, 남자의 자산
7. 확대 가족
8. 행복한 결혼의 마흔 가지 수칙
9. 가장 노릇
10. 섹스에 대한 짧은 글
11. 출산에 대한 찬반양론
12. 알파메일, 오메가맨
13. 슬픈 사건
14.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함께
15. 나 취미생활 해도 돼?
16. 바보들의 아버지
17. 마법이 살아 숨 쉬도록
18. 안전부장
19. 남성혐오―그런 말은 있지만, 그런 게 정말 존재할까?
20. 변화의 대상
마무리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20년 전 아내와 나는 결혼이라는 철저히 무모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리 둘 다 결혼이란 것은 생각만으로도 몸서리치게 피곤하고 진부하고 단조로운 무언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 우린 그저 시신을 숲에 묻기로 작당하는 두 사람처럼, 체념 섞인 결단력으로 ‘결혼하자’고 동의했다. 물론 숲에 시신을 묻기로 동의할 경우에는 아마 그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곧장 부모님에게 전화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남자가 집안일에 능률을 내지 못하는 것은 정말 소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일부러 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설거지에 서툰 게 기껏해야 얼마나 오래가겠는가? 일부러 잘하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는 한 결국은 요령을 터득하게 되지 않겠는가? 남자도 오로지 반복을 통해 이불보 씌우는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가 바로 나다.
솔직히 나의 게으름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이라서, 누가 내게 돈을 쥐여주면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 아침에만 해도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무실에 도착했을 무렵 욕조에서 잠들어 있었다. 곯아떨어지는 순간 커피를 다 쏟아버려서 지금 내 팔은 남자다운 구릿빛을 띠고 있고 에콰도르 산악협동조합의 커피향을 은은하게 풍긴다. 틀림없이 당신도 본인한테서 돈 냄새가 나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나처럼 커피향이 나길 바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