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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5327464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 1 부 / 꿈
꿈꾸기 시작하다
윤정임을 만나다
새로운 힘
스승이란
조직폭력배
거대함
제 2 부 / 현실
추락
지옥
한 줄기 빛
마지막 꿈
에필로그
작가의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 한 아내의 남편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아니?
평범하게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알아?’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세상은 말이다. 내가 보기엔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 같구나. 부모의 삶과 자식의 삶.’
강덕중 선생님......?
‘이건 시기란다. 공연히 뒷줄에 앉아서 힘을 자랑하고 싶고 아이들하고 싸워서 이기고 일탈하고 싶고. 이건 모두 시기란다. 때가 지나면 말이다. 그 시기가 지나면 스스로 돌아보기에도 유치한 그런 모습이란다.’
나는 부산에서 통이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이들에게서 돈을 뺏는다거나 반 아이를 왕따시키는 짓은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교실 맨 뒷줄 창가에 앉아 아이들을 통제했다.
싸움이 났을 때 중재를 하거나 아이들이 시끄러울 때 교실 안을 만드는 것 따위가 나의 일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재미없는 일이었지만 감히 그 누구도 내게 반항하지 않아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아이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겐 친구가 많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절대 법이었다.
통이었던 것이다.
“넌 출세할 수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 학력? 필요 없어. 그놈이 세상에 난 그릇 크기만큼 가져가는 곳이 있지. 진짜 능력만 본다고. 너에게 시시한 주먹잡이를 하라는 게 아니다. 어차피 너도 공부로 클 놈은 아니잖아? 넌 타고난 그릇이 다르다. 널 초대하는 거다.”
난 그 순간 이 녀석의 말에 끌리고 있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난 공부로 성공하기에는 틀려먹은 녀석이었다.
인범은 말을 이었다.
“너의 미래는 뭐지? 공부로 성공하는 거냐? 아닐걸?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자수성가하는 곳이 여기에 있다. 재능과 열정만 있으면 돼.”
인범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나의 미래?
그랬다. 나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나로서는 졸업하고 난 뒤에도 뭔가 기술 학원을 전전해야 할 처지였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난 대학과는 거리가 먼 녀석이었다.
인범의 말은 다시 이어졌다.
“우린 어중간한 양아치가 아니야. 진짜 남자들이 모인 곳이다. 결심만 해라. 너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겠다. 우리 뒤엔 배경이 있어. 우린 모두 장학금을 받지. 그래서 학교를 다니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라는 배려야. 하지만 원한다면, 재능만 있다면 대학도 보내줄 거다. 생각해봐라. 남자로 태어나서 불알 두 쪽 차고 나와 오직 자신의 타고난 능력으로 출세할 수 있는가를 말이야. 평범하게 살고 싶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