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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5346144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첫눈이 내릴 때
부엉이 울음소리
봄비가 내리면
사랑하면 할수록
말할 수 없는 비밀
용골자리의 눈물
세자 광해, 즉위하다
미영이의 위기
행궁의 소년
시간의 뒤틀림
입궐하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혼이 자신의 품 안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이상했다. 말에 탔을 때도 그의 품에 안겨 있었는데 지금은 마치 그와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그만큼 혼은 나를 힘주어 안고 있었다.
“너를 지켜주겠다 마음먹었던 자신이 이토록 미울 수가 없구나.”
“혼아?”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궐에서 어찌 너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인지!”
울고 있는 건 나인데, 분명 눈물이 흐르고 있는 건 나인데…….
(...)
나는 그의 품 안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네가 날 왜 지켜.”
어쩌면 나보다도 눈물을 흘리고 싶어 했을 그를 위로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앞으로도 친구로서 그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눈에 남아 있는 눈물을 훔쳐내며 활짝 웃어주었다.
“나도 고작 나인이라 널 지켜줄 순 없겠지만, 대신 네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언제나 네 옆에 있어줄게. 너의 친구…….”
‘……로서.’
나는 말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혼의 얼굴이 점점 내게 가까워진다는 생각까지는 들었다. 그런데 어느새 깜빡거리던 내 눈앞을 그의 갓이 덮어버렸다.
(...)
그의 입술이 내게서 떨어지자 나의 얼굴은 화끈거림을 넘어서 불에 덴 듯 뜨겁게 느껴졌다. 혼도 이런 내 얼굴을 보고는 스스로도 부끄러운 모양이다. 그는 자신의 한 손을 입가로 가져가 헛기침을 하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어디 다시 한 번 그 친구라는 소리를 해 보거라. 다시는 그 말을 하지 못하도록 해 줄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