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5428376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2008년 12월
2009년 2~5월
6~7월
8월
9월
9월 22~23일
9월 23~25일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계획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헬리콥터가 필요했다. 지붕에 올라갈 방법은 수만 가지가 있겠지만, 내려올 방법은 현실적으로 단 한 가지뿐이었다. 소란과 이야기한 이후, 미셸은 크레인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지 알아봤다. 그러나 그 계획은 곧 포기해야 했다. 못이나 밧줄, 회반죽을 써서 등산하듯 올라가는 방법도 고민해봤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우아하게 열기구나 행글라이더를 타고 가는 방법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 현실적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제트팩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제트팩을 두어 개 살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이라면 애초에 강도 계획 같은 걸 세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해답은 헬리콥터뿐이었다.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눈을 부릅뜬 채 하산을 향해 달려갔다. 그가 도로에 인접한 카페 테이블에 다다랐을 무렵에야 하산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챘다. 그는 분노에 차서 달려오는 사미 파르한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있던 테이블이 넘어지면서 음식이 담긴 접시가 자갈이 깔린 바닥 위로 와르르 쏟아졌다. 하산은 죽을힘을 다해 테이블 사이로 도망쳤다. 그는 사미를 피해 함가탄 방향으로 달렸다.
사미는 육중한 몸으로 카페 안의 테이블을 밀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테이블을 우회해 좀 더 달리기 편안한 보도로 쫓아가는 대신, 스스로 자동 추적 미사일이 되는 편을 택했던 것이다. 그는 앞을 가로막은 테이블과 화를 내는 사람들을 옆으로 밀쳐냈다. 마치 거대한 콤바인 기계가 들판에서 추수하는 것처럼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거꾸로 뒤집힌 테이블과 의자, 우는 아이들과 황당해하는 사람들만이 남았다.
“이 계획이 말도 안 된다는 건 나도 동의해. 헬기를 훔쳐서 코앞에 경찰서가 있는 보안 업체까지 날아가겠다니. 더구나 지붕 아래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문을 폭파하고 스웨덴 역사상 가장 어마어마한 강도짓을 벌이겠다는 거잖아. 우리가 세세한 계획을 세우는 동안 경찰이 소란을 면밀하게 감시했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 말이야.”
사미가 두 사람을 설득시키려는 듯 말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일이 될 거야. 혹시 알아? 전 세계가 이 이야길 하게 될지.”
미셸이 대답했다.
“그래, 맞아. 최소한 스웨덴에서는 그렇겠지.”
“장담하는데, 스웨덴뿐만이 아닐 거야.”
그는 공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의 명성이 우주까지 닿기라도 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