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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5871189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5-05-28
책 소개
목차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진짜 얼간이와 가짜 얼간이
영재 학급에서 얼간이로 살아남기
사랑의 슬픔
사악한 호기심
수학 답안지 바꿔치기
허술한 작전
절름발이 여친
도둑맞은 일기장
잘못 키운 아들
내 경솔함의 대가
수학 경시 대회의 완벽한 우승자
저주받은 스타
누나의 남자 친구
직업상 비밀
모나의 공책
닐스의 이상한 모험
가증스런 천재 소년
냉혹한 미소
넌 진짜 얼간이야
채택하기 두려운 답
유별난 생일 파티
구제 불능의 야수
나비가 되고 싶은 달팽이
낭만을 꿈꾸는 소녀
모나의 일급 비밀
얼간이를 위한 얼간이 노릇 대작전
리뷰
책속에서
진짜 얼간이와 가짜 얼간이
집에서는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난리가 난다. 엄마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2킬로그램이 빠지고 아빠는 매일 집에 일찍 들어오게 된다. 심지어 공부와 담 쌓은 누나마저 닐스를 걱정하고 식구들에게 싹싹하게 굴기 시작한다. 닐스는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 축구 클럽에 들어가고 싶다고 청해서 승낙을 받는다. DVD도 실컷 빌려 보면서 바야흐로 소원 성취를 한다.
엄마는 자신만만하게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성적표를 확인했다. 성적표의 창이 열리는 순간, 어찌나 놀랐는지 다른 아이 것을 잘못 연 줄 알았단다. 그럴 리가! 인증번호까지 입력하고 접속했는데…….
나는 소파에 앉아 초콜리 우유를 빨대로 쪽쪽 빨아먹으면서 엄마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엄마는 세 번이나 컴퓨터를 재부팅해 가면서 성적표를 확인하고 도 확인했다. 하지만 모니터에는 매번 똑같이 치욕적인 점수가 떠오를 뿐이었다.
엄마는 나를 돌아보고는 애매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마도 내가 뭔가 잘못된 거라고, 그건 내 점수가 아니라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듯이. 그러나 내가 면목 없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자, 엄마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온몸을 바르르 떨었다.
넌 진짜 얼간이야
닐스는 수학 경시 대회에서 가짜 얼간이 작전이 들통나면서, 속으로 좋아하던 모나와의 관계가 틀어져 버린다. 모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놀랍게도 지금까지 재수 없다고만 여겼던 수학 선생님이 유익한 충고를 해 준다. 춤을 추고 싶어 하지만 다리가 불편해서 꿈만 꿀 수밖에 없는 모나를 위해 생일잔치 때 댄스 파티를 열어 보라는 것!
“모나가 이미 방법을 알려 줬을걸. 내 생각엔 틀림없는데.”
“방법이라고요?”
“그래, 자기가 너에게 뭘 기대하는지 이미 말했을 거야. 네가 새겨듣지 않았을 뿐이지.”
그 순간, 희한하게도 모나랑 처음 가까워질 때 나누었던 대화가 또렷이 떠올랐다.
“나는 그저 별을 쳐다보면서 오래오래 걷는다든가, 몇 시간이고 신나게 춤을 춘다든가, 마라톤에서 우승을 한다든가, 그런 게 불가능할 뿐이야.”
나는 모나가 했던 말을 그대로 파스드라파스에게 전했다.
파스드라파스가 옳다구나, 하고 이마를 쳤다.
“바로 그거야! 모나를 춤추게 해!”
선생님은 거의 고함을 치다시피 외쳤다. 나는 문밖에서 누가 우리 얘기를 듣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춤을요? 하지만 선생님…….”
나는 나의 두 발을 가리쳤다. 선생님이 아무래도 모나가 다리가 불편하다는 점을 잊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파스드라파스가 내게로 바짝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고 내 눈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선생님이 페르마의 정리 같은 난제는 못 풀어도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단다. 어떤 소녀가 널 붙잡고 자기는 결코 춤을 추지 못할 거라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면, 그건 네가 파트너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야. 모나를 댄스 파티에 초대하렴.”
얼간이를 위한 얼간이 노릇 대작전
닐스는 댄스 파티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당분간 목발 신세를 지게 되었다. 학교 수업도 많이 빠졌다. 이제 얼간이 흉내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모나에게 그동안 학교에서 나간 진도에 대해서 보충 수업을 받아야 한다. 오른팔로 모나의 허리를 감고 왼팔로는 목발을 짚었다. 오른쪽 목발은 모나가 쓴다. 우리는 함께 목발을 짚고 껑충거리며 학교를 나선다. 우리 둘은 절름절름 걸어가는 것도 호흡이 기막히게 잘 맞는다.
“걱정하지 마. 내가 같이 다니면서 도와줄게.”
월요일 아침, 운동장에서 모나가 나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나는 서툴게 목발을 짚어 가며 헉헉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우겨우 모나를 따라서 엘리베이터까지 갔다.
“두고 봐. 금방 익숙해질걸? 그런데 깁스 오래 해야 해?”
모나가 물었다.
“아니. 그냥 발목을 조금 삐었을 뿐이야. 불행 중 다행이지.”
다음 순간, 내가 한 말이 조금 무신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모나.”
모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순간, 모나가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엘리베이터가 위층에 도착하자 이렇게 말했다.
“사십 초 걸리는구나. 너무 짧아서 아쉽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수학 교과 교실가지 걸아가는 데에는 목발이 필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