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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5871325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5-12-23
책 소개
목차
내 단짝 친구의 장례식
피자 가게 배달부
너무 어린 엄마
보고 싶어, 찰리
낯선 남자
그냥 모른 척해
문제아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벽 속의 쥐
낙오자의 운명
유일한 외식
멋진 남자
내 남자 친구의 비밀
불길한 예감
더러운 팬티
똑같은 실수
귀여운 커플
핫초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사랑과 우정 사이
아빠와 딸
완벽한 거짓말쟁이
외출 금지
운명의 슬픔
찰리의 소원
맥 빠지는 일
누명 벗기기
새로운 증거
목격자
냅킨 석 장
아빠는 내 친구
리뷰
책속에서
[내 단짝 친구의 장례식]
찰리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찰리와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베라는 화재 사건 현장을 목격했지만, 그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친구의 죽음을 감당하지 못해 힘겨워하면서도…….
목사는 지금 찰리가 어떻게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찰리는 지금 자유롭기도 하고 자유롭지 않기도 하다. 속으로는 곪아 가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항상 즐거운 척했던 아이다.
목사는 지금 찰리가 쾌활한 성격의 아이였다고 말한다. 나는 하얀 관 속에 누워 있는 찰리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맥도날드 냅킨에다 사인펜으로 “저 목사 아저씨한테 좀 전해 줄래? 차라리 내 탱탱한 엉덩이에 입이나 맞추라고 말이야. 저 아저씬 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거든.”이라고 휘갈겨 쓰는 모습을…….
이미 죽은 아이를 미워해도 되는 걸까? 그것도 단짝 친구였는데?
[문제아]
베라는 학교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피자 가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서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금을 갚느라 허덕이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에도 충실하고 성적도 매우 좋은 편이다. 그런데 어느 날, 피자 배달을 하러 갔다가, 찰리와 베라를 이간질한 제니 패거리와 맞닥뜨리게 된다.
“34달러 99센트입니다.”
제니는 주머니에서 지폐 뭉치를 꺼내더니 현관 바닥에 한 장씩 떨어뜨렸다. 그중 두 장이 내 발 위로 떨어졌다.
“저 정도면 얼마쯤 될까?”
제니가 빌에게 물었다. 빌은 술에 잔뜩 취해 제니가 방금 두 손 가득 돈을 움켜쥐고 뿌려 댄 것도 모르고 있었다.
“몰라, 제니. 나, 고등학교에 오고 나서 수학 안 배우는 거 알잖아.”
제니가 깔깔 웃으면서 남은 지폐를 내 머리 위에다가 흩뿌렸다. 그리고 내 코앞에서 현관문이 꽝 하고 닫혔다. 나는 바닥에 흩어진 지폐를 발로 긁어모은 다음 허리를 숙여 한 장 한 장 주워 들었다.
잠시 뒤 다시 문이 열리고 제니가 나타났다. 그 뒤에서 빌이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고무줄 새총으로 나를 겨냥하고 있었다.
“야, 이건 팁.”
제니가 말했다.
빌이 1센트짜리 동전을 쐈다. 그 동전이 내 어깨를 정통으로 맞췄다. 동전에 맞은 부위가 얼얼했다. 그 애들은 열 살짜리 어린아이들처럼 자지러지게 웃어 대더니 이내 현관문을 꽝 닫았다.
[불길한 예감]
베라는 학교와 피자 가게를 오가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죽은 친구 찰리를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 자꾸만 죽은 찰리가 밉다. 제니의 거짓말에 속아 자신을 배신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릴 때부터 미워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사랑했던 친구였는데……. 그러면서도 피자 가게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제임스에게 마음이 자꾸 끌린다.
나는 두 팔로 제임스의 목을 끌어안은 채 귀에 대고 해서는 안 될 말을 속삭였다. 그러자 제임스가 운전석을 뒤로 젖혔다. 차창에 서서히 김이 서렸다. 나는 얼굴로 쏟아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기 위해 머리를 위로 쳐들다가 그만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차 안에 찰리들이 있었다, 천 명 모두. 종잇장처럼 겹겹이 쌓여 있었다. 그들은 유리창에 찰싹 들러붙어 있었다. 내 등에도 들러붙고, 내 옆구리에도 들러붙었다. 그런 채로 나를 노려보았다. 찰리가 좋아하는 파란색과 흰색의 체크무늬 플란넬 셔츠를 입었다. 한쪽 소맷자락에 올이 풀려 너덜너덜해진…….
나는 숨을 쉬려고 버둥거려 봤지만 도무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숨이 막힌 나머지, 손을 뻗어 차문의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그제야 제임스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베라, 괜찮아?”
찰리들이 사방에서 제임스를 짓누르고 있었지만, 정작 제임스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제임스한테는 찰리들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찰리들은 이제 제임스의 숨통까지 조이려 하고 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자갈길로 튕기듯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