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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920184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2-04-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나는 누구인가
입영통지서
하키와 사랑에 빠진 아이
도전 그리고 실패
글렌, 너는 한국인이야
한국에 대한 꿈을 꾸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새내기
지루하고 힘든 오리엔테이션
이젠 코너가 두렵지 않아
부모님의 사랑
어디서 잘못된 걸까
어려움은 너를 성장시킬 거야
모르는 것은 담아둬
출가를 꿈꾸다
2장 현실과 이상의 세계
광명선원에서 지낸 날들
선원을 떠나 다시 세상 속으로
동국대학교 선학과 입학
판소리의 세계에 빠지다
판소리 거장 박동진 명창
혹독한 소리 수업
박동진 명창의 소리 지도
또 한번의 쓰라린 포기
코리아 헤럴드 기자로 입사
나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
할머니 간병차 귀국한 어머니
허공으로 돌아간 할머니
어머니와 불교 그리고 대행스님
인생은 정답을 알 수 없다
3장 지금 여기가 나의 세계
12년만에 돌아온 캐나다
토론토 평생교육원 한국어 강의
아르바이트와 박사학위 도전
희망에 찬 새 출발
고양이 키티와 시골 통나무집 살이
괜찮아, 친구
논문을 끝내고 얻은 마음의 평화
다시 원점으로
키티와의 이별
모든 인연들에 감사하다
책속에서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17살이었던 나는 ‘오’ 리그에서 불러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참가한 게임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러므로 나는 누군가의 눈에 띌 일도 없었다. 9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눈을 뜨자마자 거울 앞으로 가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제서야 온타리오 리그에서 나를 부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현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나를 지탱해오던 어린 시절의 꿈이 내 정체성과 더불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비록 우리가 서류상으로 캐나다 사람이지만 엄마는 뼛속까지 한국인이었다. 엄마는 고국에 대한 사랑을 결코 버린 적이 없었다. 엄마는 우리를 ‘한국인답게’ 키우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엄마의 눈에 우리 형제는 뿌리를 잊고 서구화되어 버린 아이들로 보였을 것이다. 우리는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였다. 동양의 외모에 서양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우리가 동양의 외모, 동양의 마음 그리고 케이크에 아이싱을 바르듯 표면적으로만 서양의 냄새가 풍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 큰 뜻이 있다고. 어려움은 너를 성장시키기 위해 찾아 온 거야.”
모든 일에는 다 뜻이 담겨 있다는 말은 나에게 깊이 와 닿았다. 사실 그 동안 나는 막연하지만 고통스러운 경험에는 어떤 깊은 의미가 있고 배울 점도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더욱 우울해졌을 뿐 아니라 너무도 인생이 일방적이고 엄격하기만 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동안 서울대학교에서 보낸 시간들은 나를 더욱 성장시키고 강하게 해 주었지… 나는 내적으로 더욱 강해진 것임에 틀림없다. 어려움을 겪을수록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믿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