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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95993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9-09-26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1장. 선택권을 잃은 인생
아버지, 나의 아버지
시작된 인생의 내리막
어머니와 함께 울던 어린 날에
노력은 웃음거리가 되었다
고난의 행군
시체와의 하룻밤
그날 어머니는 눈을 감았다
2장. 고향을 떠나 이국으로
사람들의 꿈, 굶지 않기
내일을 찾아 중국으로
2월의 압록강은 쌀쌀했다
이국에 디딘 첫발
짐승처럼 팔려 가는 사람들
눈물로 부른 고향의 봄
죽고자 했으나, 죽어지지도 않던
공안국에 잡혀가다
3장. 시련의 겨울을 살다
가족들 몫만큼의 은혜
자유의 한국을 꿈꾸다
엄마라는 이름의 의무감
딸의 인생은 나와 같지 않길
할 수 있다는 믿음의 힘
함께 찾아온 시련과 행운
다시, 또다시 도전하다
4장. 조금씩 되찾은 사람의 삶
자유를 향한 3박 4일
완전한 사랑을 만나다
낯선 이름, 꿈과 희망
비로소 깨달은 진짜 자유
사회에 내디딘 첫발자국
멀어졌던 희망이 돌아오다
엄마에게도 꿈이 있었다
5장. 19년, 그 끝의 봄날
한 살의 인생
모든 것은 묻는 것에서부터
그저 똑같은 인간
꿈꿀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우리에겐 한계가 없다
딸아, 세상의 모든 딸들아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일을 찾아 중국으로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가 우리 집을 찾아왔다. 쌀이나 돈이 있으면 좀 꿔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며칠 동안 입에 풀칠도 하지 못했다고, 자신은 죽어도 괜찮지만 젖먹이인 자식이 불쌍하다고 울며 애원했다. 쌀이 없어 미음도 끓이지 못했고 젖은 당연히 나오지 않았다. 하다못해 결국은 자기 피까지 빨게 했다는 것이다. 제발 쌀 좀 꿔 주어 아이에게 미음이라도 끓여 먹일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원래 참 예쁜 여자였다. 그렇게 예뻤던 여자가 말라서 뼈만 남아 있었다. 그녀의 품에는 울음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아기가 안겨 있었다. 그 처참한 모습에 목이 메어 눈물이 앞을 가렸다.
죽고자 했으나, 죽어지지도 않던
생사도 모르는 딸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져 피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게 가장 괴로웠다. 아프다 못해 찢어지는 마음, 나 때문에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는 가족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누구에게 말하지 못하고 나 자신만 원망했다.
딸아, 이 엄마는 하늘을 나는 새가 그렇게도 부러웠다. 새들에게는 산과 강도, 국경도 없을 것 아니니? 가고 싶은 모든 곳으로 훨훨 날아다닐 것 아니니? 불행히도 세상은 나의 인생을 밧줄로 꽁꽁 묶고 숨 쉴 틈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