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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091050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4-12-1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골목
뻐꾸기시계
레밍의 유전자
텍스트
북
포옹
수유
유령
껍질의 바깥
빨간 선
출근
지금, 여기
가방
절정의 기록
구름은 얼마?
거미줄
투명한 노래
피 흘리는 원샷!
커튼
기호 속으로
꽃들의 식사
관람
키메라증후군
닫힌 어둠을
서늘하다
꽃집 여자
제2부
실업
칸나
하모니카를 불다
반영하지 않는다
CCTV
축제
고문(洘問)
비대칭의 오후
복숭아나무
갑옷
사각형의 섬
삼중주
박제 수업
없다
둥글고 푸른 방
국화
소문의 숙주
구멍 하나를 먹었는데
저 장미!
가벼운 사과
의자
불통이란 말입니다
피닉스
낙지
가학적 구름
함박, 함박눈
해설 낯설어지려는 경향 / 고봉준(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낮에도 뻘 속 같은 지하방
창문 사이로 간신히 들어오던 햇빛도 꺾여
게 구멍만 한 빛을 방바닥에 떨어뜨린다
그 따스함 속으로 몸을 구겨 넣는데
빛은 내 몸을 밀어내기만 하는데
―목포 뻘 낙지가 왔어요
펄펄 살아 있는 세발낙지요―
조용한 골목 안으로 낙지 장수 아저씨
세발낙지 풀어놓는다
귀가 근질근질하다 빨판의 힘만으로
벽을 당기고, 밀며 경계를 넘어오는 낙지들
몸속 구석구석 꼬물대며 기어 다닌다
캄캄한 마음의 뿌리 헤집으며
줏대 없는 내 뼈들을 먹어치운다
살아남기 위해
천지사방으로 휘어질 수 있는 다리를 얻기 위해
그들은 뼈를 버리고 먹물을 얻었다
척척 들러붙어 느리게 움직이는 빨판 속으로
게 구멍 같던 햇빛마저 빨려들어 가고
바닥으로 가라앉은 나를 지우며
창을 넘어간다
밖은 그들이 게워놓은 먹물로 벌써 어두웠다
―「낙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