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통조림

시인의 말

제1부
빚/인터뷰/간이역/예수님의 six-pack/희망퇴직/가을, 그리고 강/식구/말/마로니에, 종로의 아름다운 나무/성 금요일/장미/정오의 버스/당신이 원하신다면/서 있는 물

제2부
저녁/Q&A이브의 제안 1/이브의 제안 2/연(鳶)/PS/오후 3시/안전지대/그 사람, 추기경/고양이/맥도널드 할머니/누진다촛점/공중골목/스마트시티/2월

제3부
환절기/거짓말 통조림/재의 수요일/빈 중심/저 여자/두 개의 봄/섬/미소/어떤 소식/뒷맛/처서/마지막 출구/엉겅퀴꽃/바람 부는 날/두고 온 남자

제4부
다시 첫사랑/능소화/부활성야미사/촛불/정거장에서/詩/인사동/꽃피는 시절/통영/우리 집/소리놀이/아버지의 건널목/11월

해설 여자란 배역과 빈 중심의 노래 / 임동확(시인)

다시 첫사랑

내 안에 뛰어든 자객이었네
문이 열리고
실루엣에 후광이 비칠 때
나는 보았네, 내 안에
비명 같이 튀어 오르는 불꽃 한 송이를
베어도 베어도 죽지 않는 그 꽃은
밤마다 문을 열고 찾아오네
처음은 아닌데 처음인 듯
나는 찔레순처럼 연해지고
첫눈처럼 마구 깡총거리네
잠을 자다가도
밥을 푸다가도
양철지붕 위 소낙비같이 맨발로 뛰어가네
닿아도 닿을 수 없는 거기
나는 낯선 내가 되네
말이 되지 못한 고백이 범람하는,
누군가에 이르러 비로소 무엇이 되는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