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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111802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20-06-22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05
제1부
못·13
먼 길·14
유전자·15
팥죽·16
고드름·18
골목·19
거미줄·20
보리밥·22
쉘부르에서 묻다·23
동백 제주·24
덤·25
통도사 홍매·26
붕어빵·28
또 다른 길·29
호접몽·30
제2부
전지전능(電池電能)·33
고행·34
땅콩에 대한 리포터·35
수리수리 마하수리·36
2020 잃어버린 봄·37
눈 내리는 밤·38
고(高)등어·39
이명·40
귀신고래·41
위안·42
고추 모종·44
그녀의 바다·45
처용 아내를 위한 변명·46
술이 나에게·47
흔적·48
제3부
가족사진·51
그늘집·52
청구서·54
국수·55
동티·56
벙어리장갑·57
아내의 결혼기념일·58
중독·59
원형탈모·60
지천명·62
원죄의 맛·63
증표·64
전단지·65
제4부
수련·69
태화강 대숲·70
내 눈만큼·71
먼지바람·72
기승전 그리고·73
세월·74
지리산 언저리에·76
빗소리·77
뫼비우스의 띠·78
겨울 산·79
종소리·80
엽서·81
기억·82
시인의 산문·83
저자소개
책속에서
두툼한 솜이불 걷어내고
가족들 모여 새알을 빚는다
어린 내 손바닥에서
동그랗게 구르던 새알은
미완성의 원형으로
제각각 크기로 쟁반에 담긴다
30촉 낮은 백열등 아래
어머니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마술이었다
양푼에 담긴 찹쌀 반죽이
아직도 많이 남았지만
어린 아들은 펴지 못한
허리를 두드리며 지쳐갔다
떨어진 반죽 가루가 무릎 언저리에
눈처럼 쌓이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기다리며
밤이 깊어갈 때
어머니는 새알이 가득한 쟁반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보글거리며 익어가는 팥죽에
투하되는 저 하얀 새알들
아버지는 그 새알 숫자만큼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낮은 처마
맑은 유리창이 얼음 같은 밤
―「팥죽」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