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6170403
· 쪽수 : 326쪽
· 출판일 : 2015-09-15
책 소개
목차
2. 아를
3. 여름 별장
4. 고민
5. 독
6. 해결
7. 고백
외전. 아를
후기
책속에서

“주인님, 이제 제가 주인님께 봉사해드리고 싶습니다.”
“어?”
당황해 그를 보자 쿠의 새파란 눈이 날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왠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제가 더러워서 싫으십니까?”
“응? 아니, 전혀 아니야. 그게 아니라 나 너에게 그런 거 시킬 생각이 없으니까.”
“그런 거요? 주인님이 제게 하고 있는 것 말입니까?”
“그, 그건 네가 약 때문에 아프니까 그런 거고. 이건 치료잖아, 치료.”
“치료.”
그는 내가 한 말을 되뇌듯 딱 한마디 하고는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이 없었다.
“제가 주인님께 봉사하고 싶습니다. 더러워서 싫으시다면, 그것도 이해합니다.”
“아이 참, 그런 게 아니라니까. 쿠하힐, 음, 너 기사였다면서……. 그러니까 너도 자존심 같은 게 있고……. 나에게 봉사시키는 건…… 음…….”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절 인간으로 생각하고 계신 거군요.”
“당연하지? 그럼 인간이 아냐?”
쿠하힐이 웃으며 상체를 숙여 내게 속삭였다.
“그 조련장에서 제 일부분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그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글쎄요.”
그리고 고개를 떨어트려 내 목에 키스하며 말했다.
“그러니 부디 봉사하게 해주시죠. 적어도 제 존재 가치는 찾을 수 있게요.”
하긴 팔을 못 움직이는데 이런저런 도움을 받으며 의지하는 것도 괴롭겠지. 뭐, 내가 봉사 받아서 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진다면야…….
근데 봉사라니! 으아아!
난 고개를 끄덕이고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어, 음…… 그럼 어떻게 할까? 옷을 벗어야 하나?”
“다 벗으셔도 되고 바지만 벗으셔도 됩니다. 욕실이 편하신가요?”
“어, 응. 일단은…….”
난 망설이다가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매일 훌떡훌떡 쿠의 옷을 벗겨 씻기는 내가 옷 벗는 걸 창피해하면 쿠가 더 민망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느리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옷을 전부 벗었다.
“음, 남자 앞에서 알몸이 되는 건 오랜만인데. 왠지 좀 썰렁하다.”
“이제 곧 그런 생각을 안 하게 되실 겁니다. 누우세요, 주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