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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617041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5-09-15
책 소개
목차
9. 델루치아의 남매
10. 질투
11. 당신과 나의, 사랑스러운
12. 괜찮을 거야
13. 스승과 제자
에필로그
외전. 쿠하일 SIDE
후기
책속에서

“주인님, 이제 제가 주인님께 봉사해드리고 싶습니다.”
“어?”
당황해 그를 보자 쿠의 새파란 눈이 날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왠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제가 더러워서 싫으십니까?”
“응? 아니, 전혀 아니야. 그게 아니라 나 너에게 그런 거 시킬 생각이 없으니까.”
“그런 거요? 주인님이 제게 하고 있는 것 말입니까?”
“그, 그건 네가 약 때문에 아프니까 그런 거고. 이건 치료잖아, 치료.”
“치료.”
그는 내가 한 말을 되뇌듯 딱 한마디 하고는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이 없었다.
“제가 주인님께 봉사하고 싶습니다. 더러워서 싫으시다면, 그것도 이해합니다.”
“아이 참, 그런 게 아니라니까. 쿠하힐, 음, 너 기사였다면서……. 그러니까 너도 자존심 같은 게 있고……. 나에게 봉사시키는 건…… 음…….”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절 인간으로 생각하고 계신 거군요.”
“당연하지? 그럼 인간이 아냐?”
쿠하힐이 웃으며 상체를 숙여 내게 속삭였다.
“그 조련장에서 제 일부분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그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글쎄요.”
그리고 고개를 떨어트려 내 목에 키스하며 말했다.
“그러니 부디 봉사하게 해주시죠. 적어도 제 존재 가치는 찾을 수 있게요.”
하긴 팔을 못 움직이는데 이런저런 도움을 받으며 의지하는 것도 괴롭겠지. 뭐, 내가 봉사 받아서 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진다면야…….
근데 봉사라니! 으아아!
난 고개를 끄덕이고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어, 음…… 그럼 어떻게 할까? 옷을 벗어야 하나?”
“다 벗으셔도 되고 바지만 벗으셔도 됩니다. 욕실이 편하신가요?”
“어, 응. 일단은…….”
난 망설이다가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매일 훌떡훌떡 쿠의 옷을 벗겨 씻기는 내가 옷 벗는 걸 창피해하면 쿠가 더 민망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느리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옷을 전부 벗었다.
“음, 남자 앞에서 알몸이 되는 건 오랜만인데. 왠지 좀 썰렁하다.”
“이제 곧 그런 생각을 안 하게 되실 겁니다. 누우세요, 주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