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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9118619827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6-12-26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며
1부
마블링에서 잇 아트로―레이디 가가와 다니엘 스포에리가 선보인 고기들
셰프의 오마주―잭슨 폴록의 해물 요리와 하루키의 샐러드
헬스키친의 질서―프랜시스 베이컨의 카오스를 닮은 공간
도마 위의 극사실주의―론 뮤엑의 하이퍼리얼리즘과 요리사의 마세도인
집밥이 예술이야―수보드 굽타의 커리와 유튜브로 배운 커리
주방의 부케들―빅토리안 시대의 낭만
길바닥이 어때서―뱅크시의 낙서 예술과 푸드 트럭
읽어야 아는 맛―리처드 프린스의 텍스트 아트와 메뉴판
쌓아 올려야 제맛―아르망의 아상블라주와 카렘의 피에스몽테, 집적에 대한 유별난 기호와 재능
쇼핑 다녀오십니까?―뒤샹의 레디메이드와 레토르트 식품
2부
탈구축의 레시피―어리둥절한 컴바인 페인팅과 분자요리
생각하는 미식가―예술적인 돼지들과 구르망의 욕망
날로 먹는 즐거움―아르 브뤼와 로푸드
가난해서 아름다운―아르테 포베라 그리고 프리건
실존을 위한 커피―이방인을 위로해줘
와인을 좋아하는 예술적 이유―샤토 무통 로칠드와 아티스트 라벨
그림은 그림이고 치즈는 치즈다―백색화와 라브리크
탐식과 미식 사이―마그리트와 피터르 브뤼헐의 식도락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추측컨대 그 과자는 콘소메가 진정 맑은 스프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저 길고 까다로운 조리 과정이 ‘함축’ 아닌 ‘생략’의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자에서 콘소메 맛이 극사실적으로 구현됐다면 그건 틀림없이 마법의 가루로 불리는 인공 시즈닝(artificial seasoning) 덕분일 테다. (중략)
하지만 요리가 진정 하이퍼리얼리즘 미술과 닮아 있는 구석이 있다면 그건 인공 시즈닝의 힘을 빌려 극적으로 재현한 신묘한 맛이 아닌, 원본의 우위를 압도할 만큼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창조해내는 힘, 그러니까 끊임없는 스킬 연마와 지난한 자기 훈련이 아닐까 싶다.
뒤샹은 ‘작품의 아이디어가 완성작보다 중요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전통을 고수하는 예술이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해 유머 감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지극히 가벼운 예술들이 박수 받는 때다. 하지만 문제는 오늘날 수많은 미술 작가들이 레디메이드 예술에 상당히 매혹돼 있는 반면 관람객들의 반응은 사뭇 시큰둥하다는 데 있다. 일단 (예술 작품이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압도하는 비주얼’의 부재 탓에 관람자들이 작품에서 즉각적인 호소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작품이 왜 예술인지’ 장황한 설명이 곁들여져야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