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86198667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0-11-16
책 소개
목차
소영웅 ………… 25
해설 …………… 233
저자소개
책속에서
집에 오니, 할머니는
“요놈, 잘 왔다!”
하고 얼른 붙잡으며
“그래, 요놈아. 공부도 않고 심부름도 안 하고 할미만 속이고 도망만 치고…….”
이렇게 우선 죄목을 죽 설명한 뒤 부지깽이로 막동이의 등어리, 종아리를 막 때렸다. 막동이는 언제나 매를 맞게 되면 피하는 법은 있어도 울지는 않았다. 설혹 피가 나고 뼈가 부러져도 사내자식이 쫄쫄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것이 할머니의 분을 더 돋워 주었다.
“요놈은 돌로 만들었는지 때려도 울지도 않겠다. 요놈! 요놈! 이래도 울지 않을 테야?”
할머니는 인제 무엇보다 막동이를 울려 보고야 말겠다고 때렸다. 그러나 막동이는 깡충깡충 뛰며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울지는 않았다.
밤이 몹시 깊어서 밖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야옹! 야옹! 하는 소리는 꼭 유돌이 목소리인 줄 알면서도 고양이 우는 소리와 여불없이 같아서 막동이는 웃음이 났다. 막동이는 벌떡 일어나서 옷을 입고 가만히 밖으로 나갔다.
“유돌이냐?”
“막동이냐?”
그들은 가만히 속살거렸다.
“고양이치고는 꽤 크구나.”
막동이는 말하고 웃었다. 유돌이도 킬킬거렸다.
“어디로 갈까?”
“글쎄, 제일 무서운 데를 가 보자.”
“제일 무서운 데가 두 군덴데, 한 군데는 저 뒷동산 밑 도깨비 집이요, 또 한 군데는 저 앞 남산 모퉁이 무덤 많은 데란다. 어디로 가련?”
그들은 우르르 몰켜 왔다. 그중에 하나는 성냥불을 득 그었다. 막동이와 유돌이는 독 안에 든 쥐처럼 바르르 떨며 갈팡질팡하였다. 꼼짝없이 잡히는 수밖에 없었다. 도망할 길은 도무지 없고 담이 막혀 막다른 골목이었다. 담을 뛰어넘을 수도 없고 그야말로 하늘로 올라가거나 땅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도리가 없었다. 막동이는 얼른 지혜와 담력을 내어 유돌이의 귀에 대고
“자, 우리 이왕 죽을 바에는 한번 용기를 내서 ‘도둑이야!’ 소리치고 우리가 먼저 서두르자! 응? 어른 목소리로 크게 지르자. 자, 어서!”
하고 재촉하였다. 막동이와 유돌이는 발을 구르고 내달으며 갑자기
“도둑놈아! 게 있거라!”
하고 굵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