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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언론비평
· ISBN : 979118625673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7-05-03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4
들어가는 말 6
1부 기자들이 사는 법
이정재 사진을 전지현 사진으로 바꾼 이유 19
<한겨레>는 왜 ‘도도맘’ 기사 안 실었나? 22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불편하지 않은 박근혜 26
기자는 아첨꾼이 아니다 32
안철수의 진정성 35
한국 신문에서 국제 기사는 왜 뒷전으로 밀리는지 40
<한겨레> 후배 기자 구본준을 떠나보내며 43
김훈이 <한겨레>를 떠난 이유 52
안정숙 선배 82
성수대교 사고가 나던 날 85
<한겨레> 입사평가위원의 “악역을 마치며” 87
백수의 추억 107
2부 뒤로 뜀박질하는 대한민국
박종철, 박종운, 박상옥 113
친일파의 나라, 한국과 일본 118
60살 이상은 왜 ‘위안부 합의 잘됐다’하나? 122
느리고 불편해야 선진국이다 125
첫 여성 대통령으로 기억될까? 첫 부녀 대통령으로 기억될까? 129
빵과 장미 133
“쓸모없어지면 죽일 거다” 136
기본소득, 내야 받는다 140
20세기 143
브렉시트… 이미자와 비욘세 146
한국에서는 우파가 찬성하는 성매매 149
한국의 보수파 기독교인들이란? 153
조문, 17년 지나 제자리 156
3부 꼬인 정치 풀어보기
2004년 총선, 그리고 우리의 이데올로기 지형 163
그 아름답던 보수는 어디 갔나? 168
대통령의 눈물 171
3인방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176
왜 멀쩡한 국가를 개조하나? 180
무상급식은 네 공약, 무상보육은 내 공약 181
‘꽃분이네 가게’를 팔아야 한다 184
천수답 박근혜 정부 187
국정원 ‘댓글녀’는 무엇을 잘못했나? 190
‘비박’은 왜 저럴까? 192
65세 소녀 박근혜 196
“아이고, 많이들 오셨네” 200
4부 워싱턴에서
아사다 마오의 눈물 205
진중권에서 김구라까지 209
‘베테랑’이 존경받는 사회 213
아이티의 눈물 216
아이티 르뽀 219
미국은 청문회에서 정책만 묻는다? 222
미국에도 5,000원짜리 치킨이 있다 226
세금 올리자는 한국 부자 없나 229
한-미 무상급식 비교 232
빈라덴 사살, 마냥 기쁠 수 없는 이유 235
‘분노’는 마이너리티가 가져야 한다 238
FTA, 멋진 신세계 241
추락하는 미국이 부럽다 245
캐나다의 길, 미국의 길 248
미국이 한국의 모델이 될까? 251
5부 취재하며 훔쳐 본 세상
독일과 프랑스 257
“10억을 받았습니다” 260
지존파의 추억 - ‘가난’의 ‘꿈’마저 빼앗는 사회 262
삼순이는 예쁘다? 266
공포가 움직이는 신자유주의 269
나도 종부세 내고 싶다 273
재경부스러운 일 277
‘김영란법’ 성공의 조건 281
나는 삼성라이온즈 팬이다 285
대원국제중, 경제적 배려 학생에 ‘50%’, ‘70%’ 별명 289
‘동안’ 권하는 사회 292
반성문 - 명동성당도, 조계사도 문이 닫혔다 295
스웨덴 하루 6시간 노동실험 300
6부 봄날은 간다
부모 마음 305
팽목에서 부친 편지, “엄마랑 이젠 집에 가자” 308
남편 구혼광고를 낸 아내 311
반갑다 친구야! 313
할아버지가 읽던 한시를 읽으며 317
아내의 샌드위치 321
<반칙왕>을 보고 낄낄대다가 323
재충전 없는 휴가 가기 325
몽골의 은하수 329
주연보다 더 아련하게 다가왔던 에포닌 332
스즈키 이치로와 오기 아키라의 길 334
<칼의 노래>에서 배우는 개인과 조직 336
자기주장 341
‘조직’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선택에 관대할 수는 없을까? 345
반성한다 348
부산영화제에 나타난 나스탸사 킨스키 352
그 누나 355
실리지 않은 칼럼 363
저자소개
책속에서
김 선배는 저와 대여섯 살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다른 경찰팀 후배 기자들은 마치 아들, 딸 대하듯 편하게 대하면서도 캡인 저에게만은 깎듯하게 존대말을 쓰고, 의도적으로(제가 보기에는) 어려워했습니다. <한국일보>에 있을 때 김 선배의 후배였던 기자가 <한겨레>에서 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데 말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처사가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조직과 계통을 중히 여기려는 김 선배가 의식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됐습니다.
김 선배는 아침에 종로경찰서에 나가 아침보고를 마치고 나면 취재를 나가거나 종로서 앞 참여연대 느티나무카페 또는 인근 커피숍에서 원고지에 기사를 씁니다. 연필로. (김 선배는 필통을 가지고 다니는데, 직접 칼로 연필을 깎아서 썼습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왼손으로는 희끗희끗한 머리칼을 움켜쥐듯 머리를 받칩니다. 왼손 둘째와 셋째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에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오른 손으로 기사를 씁니다. 끈 달린 뿔테 안경을 쓰고서. 이 모습을 매일 바라보는 중년의 커피숍 아주머니가 그 모습에 반했다든가 어쨌던가 하는 이야기도 전해오긴 합니다.
- 김훈이 <한겨레>를 떠난 이유
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겨레> 기사의 문패가 ‘잊지 않겠습니다’이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잊으려도 잊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너무도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들은 의지로 잊지 않아야 하는 게 사람 세상이어야 할 것이다.
어쩌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사자가 달려들면 정신없이 도망가다 가장 자그마한 새끼 노루 한 마리가 사자의 거친 앞발에 픽 쓰러지며 죽어나가고 나면, 더 이상 사자떼가 자신들을 덮치지 않으면, 그저 아무 일 없었던 듯 까만 눈동자를 천연히 하고선 다시 태연히 풀을 뜯는 노루떼들이, 짐승이지만 ‘어찌 저럴까’라는 생각이 가끔 들곤 했다. 사람 세상은 ‘동물의 왕국’과는 다른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거듭 든다.
이듬해 삼풍 사고라는 더 엄청난 참사를 겪기도 했지만, 엄청난 참사 앞에서 무감각했던, 철부지로 그날들을 살았던 ‘나’가 20년 지난 오늘 부메랑으로 돌아와 나를 찌른다.
- 성수대교 사고가 나던 날
기사가 소설과 다른 점은 픽션이냐, 논픽션이냐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수필과 다른 점은 객관과 주관의 차이입니다. 객관을 밑바탕에 깔기 위해선 사실(fact)에 대한 접근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사람과의 접촉은 없이, 그저 맨눈으로 휘휘 둘러보면서 자신이 느낀 감상이나 떠오른 생각들만으로 기사를 채우면 그 글이 아무리 유려하더라도 기사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그 다음, 취재한 걸 다 쓰면 안 됩니다. 10을 취재하고 4~5를 쓰면 훌륭한 기사가 되지만, 10을 취재해서 10을 다 쓰면 중구난방, 중언부언이 되고, 5를 취재해서 5를 쓰면 헐거운 기사가 됩니다. 인터뷰한 사람을 다 적어 넣으면 곤란하고, 멘트는 각각이 나름의 개별적 의미를 지닌 경우에 한해서만 기사에 실어야 합니다. 따라서 똑같은 인터뷰를 여기저기 계속 따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그래도 ‘내가 고생한 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인터뷰 내역은 기사가 아닌, 함께 제출하는 취재일지에 적어 넣으면 됩니다.
- <한겨레> 입사평가위원의 “악역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