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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86340004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5-02-13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_추억의 왕 회장
제1장 태풍전야
제2장 고쳐 쓴 자서전
제3장 신화의 기둥
제4장 광란 뒤에 오는 것
제5장 돈皇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말 노가다 회사에 들어와 일할 자신이 있습니까?”
“자신이라니, 어떤 자신 말인가요?”
“여긴 매사를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신사 회사가 아니올시다. 잘못하거나, 재수 없으면 얻어맞기도 하는 회삽니다. 특히 왕 회장님을 직접 모시고 일하는 특수 부서라 더 그렇습니다. 그 어른은 화가 나면 상대가 누구든 조인트부터 까고 보거든요.”
“설마, 회장님이…….”
“과장법으로 확대해서 말한 게 아니니까, 그런 각오가 돼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솔직히 권도혁은 미묘한 흥분마저 감지했던 터였다. 이름하여 직업적인 호기심 발동이었다. 아니, 그처럼 솔직한 표현을 쓸 수 있는 김석호 부장에 대한 또 다른 호기심도 마찬가지였다.
“개뿔도 아닌 자식들이 관속배라고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앉았으니, 이 나라 경제가 온전히 발전할 턱이 있는가 말야. 지금까지 우리 명광그룹이 그 관속배 말대로 움직였다면 진작 보따리 싸 가지구 저잣거리에 쪼그려 앉았을 거라구.”
그러니까 경제 문제 하나만은, 그 자신의 생각만이, 아니 그 자신이 세운 이론만이 정상적인 것일 뿐 다른 쪽의 그것은 아예 무식하거나, 어느 한편에 기울었거나, 너무 유식하거나 해서 깡그리 비현실적인, 그래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해 버리는 것이었다.
그런 판국에, 권도혁이 소설가적인 애매한 안목으로 경제 칼럼을 썼으니, 왕득구 회장의 그 까다로운 눈에 들어 채택될 리가 없었다.
“이런 씨부럴노무 경우가 어디 있노!”
“왕득구 그놈, 순전히 사기꾼 아니가?”
“누가 첨부터 돈 달라 했나? 와 가만있는 사람을 요 모양 요 꼴로 만들어 놓는 기가?”
“그래, 돈 많은 재벌 영감은 시퍼런 거짓말을 해도 죄가 안 되는구마, 더런 놈덜!”
하나, 아무리 씨부리고 또 씨부려도 바윗돌에 계란 던지기 식이었다. 누구 하나 말상대해 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고향에 벌여 놓은 일들을 해결할 그 어떤 대책도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적막공산의 연속이었다.
결국은 그냥 당하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 모든 것을 생기지 않았던 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