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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641949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9-02-25
책 소개
목차
머리글
고려 땅 가장 낮은 자들이 왕에게 날라다 준, 따뜻한 밥 한 끼
숨은 암자
열두 살 미름이 이야기
안마당의 구렁이 한 마리
야반도주
남루한 손님의 첫날
호법이의 비밀
천동의 둘째 날
호위 무사가 된 호법이
셋째 날, 위험한 예고
넷째 날, 다락골로 피신하다
폐가입진
마지막 동무
다섯째 날, 밥 나르는 콩할머니
옥 같은 두부 한 덩이
어린 날의 노래
연못의 사슴 가죽 신발
새 날을 향해
리뷰
책속에서

귀신마저 잘 본다는 삽살개인지라 미름이는 호법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했다. 호법이가 먼 산을 바라보며 꼬리를 흔들었다. 미름이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호법이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호법이가 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았다. 문득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차올랐다. 그것은 미름이에게 오래도록 습관처럼 배어 있는 그리움이었다.
“얘야, 먼 길 가던 사람인데 날이 어두워졌구나. 여기서 하룻밤 묵어가도 괜찮겠니?”
남자의 목소리는 반듯하고 울림이 크며 위엄이 서려 있었다. 미름이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낯선 방문자를 살펴보았다. 가까이 얼굴을 대하니 초라한 차림새가 어울리지 않게 귀티가 났다. 무척 지쳐 보이긴 했으나 달빛 아래에서도 남자의 얼굴은 그을리지 않은 흰 얼굴임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큰 체격은 아니지만 어딘지 당당한 풍모였고, 여자 또한 단정히 잘 틀어 올린 머리 매무새와 함께 가만히 정면을 응시하는 듯한 깊은 눈빛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그런데 달빛 아래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미름이는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풍모에서 느껴지는 당당함과 함께 어떤 처량함 또는 처연함도 느껴졌다. 마치 호랑이한테 쫓기는 사슴의 모습과도 같은 안쓰러움이었다. 그런 처연함과 함께 남자는 불안함을 애써 감추려는 듯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