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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545775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20-02-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벽돌을 주워 모으며
#1 얄미운 사기꾼
부로바 시계
롤렉스 시계
유대인식 지급
#2 야만인의 개 이야기
개판 나라
개고기 거래소
만개된 민주주의
#3 평등·통일·국회
이 아무개 통일운동본부 총재님
기호태 장관님
바다 건너 어떤 나라
#4 글쟁이 갈 之 자
꽁치의 눈빛
형제는 용감했다
한국 역사 벤치마킹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 우리 자장면에 탕수육 먹으러 대흥관으로 가자. 돈은 각자 3천 원씩 나한테 내라. 그러나 혹시 음식값이 부족하면 오늘은 내가 특별히 다 낸다.”
학교 하학길에 악동(?) 친구 몇 명과 함께 대흥관이란 유니자장면으로 소문난 집으로 향하며 호기를 부렸지. 야! 오늘은 유니자장면에 탕수육이다! 이렇게 해서 다섯 명에게 모두 1만 5천 원을 거두어 내 주머니에 넣고 유니자장면에다가 돼지 탕수육 대자를 시켜 신나게 먹고 그리고…… 그 가짜 부로바 시계를 호기롭게 두고 나왔지. 짱골래가 고맙다고 굽신거릴 때 답례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이야…….
당신, 이건 몰랐을 거다. 친구들에게 받은 1만 5천 원으로 그날 나는 종로 전당포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시계를 샀지. 그래서 그땐 공짜로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었고, 오늘은 공짜로 진짜 비싼 부로바 시계라…… 땡잡았구나…… 운수 좋은 날이야…….
“이봐요, 그 값에 팔겠다고 해요. 그리고 이 눈이 째진 동양 놈이 시계값으로 돈을 내면 받아요. 그렇게 팔고 나면 내가 곧 와서 시계를 되돌려줄 것이고, 당신은 나를 도운 대가로 1,000달러를 빼고 나한테 11,500달러를 주면 돼요. 나도 이 동양 놈 돈 좀 뜯어야지, 여지껏 마늘 냄새 참으며 꼬셔서 이곳까지 왔는데 말이에요. 알았죠?”
우리 둘은 카페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데보라는 그가 오리라는 확신을 하며 피냐 콜라다 칵테일을 즐기고 있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점원이 와서 사장이 승낙했다고 했다.
다음은 각본대로 진행했다.
나는 12,500달러 현금을 지급하고, 우리 둘은 배로 가면서 승선하는 척하다가 나만 배에 타고 데보라는 다시 돌아가 시계를 반납하고 돈은 1,000달러 빼고 11,500달러를 가지고 여유 있게 배에 뒤따라와서 탔다.
그리고 뭐? 사기 친 것이 뭐냐고? 그거야 물론 데보라가 반납한 시계는 홍콩에서 정교하게 만든 가짜 시계고, 진짜 시계야 물론 데보라가 그대로 지니고 있지…… 그러니까 롤렉스 면세 가격 18,500달러짜리를 1,000달러에 산 것이지 뭐…….
부리나케 가게에 달려와 B 회사 파일을 열어 보니, 두 달 전에 거래를 튼 회사로 비키가 720달러 가죽 제품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예상대로 B 회사의 전화번호는 가짜였다. 그리고 직원 채용 파일을 급히 찾아 비키 파일에 있는 전화를 하니 주소도, 전화번호도 모두 가짜였다. 아니 그것보다 B 회사의 발송 주소를 쓴 편지가 바로 그날 도착했고 그 편지에는 비키가 쓴 두 줄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5,720달러 꿉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갚죠. 나를 더 이상 찾지 말고 그냥 기다리세요. 당신 가게의 비밀을 무척 아는 비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