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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48259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3-03-0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등장인물 소개
제 1장 잊혀진 여인
제 2장 기적교회 안 목사 사모
제 3장 불꽃처럼
제 4장 질투의 여신 ‘젤로스’
제 5장 100년의 악연
제 6장 그리고 25년 후
제 7장 격변의 시절
제 8장 블루스만 조금 추어요
제 9장 잃어버린 30년
제 10장 그리고 3년간
제 11장 계약 결혼의 종말
제 12장 언니, 나 혼란스러워요
제 13장 보일 듯 말 듯
제 14장 당신은 누구를 사랑하셨나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나 은실을 꼭 만나고 싶었다. 잊혀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일깨워 준 천사가 아닌가. 마음을 가다듬고 호텔 로비에 들어서서 은실의 방에 전화하려고 프런트 데스크로 가려는데 이미 은실이 로비에서 서성거리다 상규를 맞이했다.
미소를 띠고 다가오던 은실이 상규의 안색을 살피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용히 물었다.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 괜찮으세요?”
그래도 상규는 여유가 있는 듯 짐짓 대답했다.
“당연히 안색이 안 좋겠지요. 어제 은실 씨를 만날 생각에 그만 마음이 설레어 밤잠을 설쳤으니까요.”
“좌우간 상규 씨의 농담은 아무도 쫓아갈 수 없을 거예요.”
은실은 상규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속으로 기도했다.
‘오늘은 제발 상규 씨로부터 오랜 세월 동안 기다려 왔던 한마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은실은 상규의 입에서 나올 말 한마디를 장구한 세월을 지내며 혼자 독백했다.
‘은실 씨, 나에게 은실 씨와 결혼하자는 중매가 들어왔을 때, 그리고 두 집안 간이 옛날부터 원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의 은실 씨에 대한 마음과 두 집안 간의 문제로 고민하였지요. 하지만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건 때문에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모든 것을 잊고 미국에서 새로운 생을 살겠다고 생각하고 떠나기로 했는데, 왜 내가 그냥 못 가고 은실 씨의 출판사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그날 밤 책임질 수 없는 짓을 저질렀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어요. 은실 씨에 대한 나의 욕망이 나의 이성보다 더 강했나 봅니다.’
그러나 상규는 은실의 이러한 한마디를 듣기 원하는 그 간절한 소망과는 아주 동떨어지게, 별말도 없이 몹시 피곤한 얼굴로 은실을 차에 태웠다. 그러나 은실이 차에 오르는 순간 상규는 은실의 가까운 얼굴에서 새삼스럽게 은실의 짧은 스타일의 머리가 클로즈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