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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42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7-07-17
목차
제1부
서술의 방식 012
먼지의 계보 014
기울어진다는 것 016
색色 018
눈의 정체 020
솜사탕의 역설 022
흐른다는 것 024
동백꽃이 떨어지는 이유 026
체납고지서 028
허물論 030
고양이와의 저녁에 032
봄추위 034
젊은 사랑 035
자리 잡기 036
못 038
제2부
비누와 거품비누의 방식 042
비행운飛行雲 044
바람을 꿈꾸다 046
수변의 사랑 048
수직의 자세 050
통과에의 관점 052
너의 여행 054
국외자의 변辯 056
이별의 형식 058
가위 060
혀의 행방 062
쌀과 살 064
하루살이 066
다 왔다고 하면서 내린다 068
칼 070
제3부
산의 식성食性 072
뜬구름 074
빌딩 양식장 076
꽃이 있던 자리 078
어느 투사에 관한 병상 보고서 080
외야석에서 082
고독의 기원 084
운명 086
극지의 사랑 088
습관에 관하여 090
만년필 092
나무의 운행 094
아쿠아리움 096
느티나무 099
어제와 오늘은 굴다리 포장마차에 달이 뜨고 100
가을 이별에 102
제4부
징수목욕탕 106
통나무 하나 빠져나간 계단 108
에센스essence 110
색깔이 있는 것들의 슬픔에 관하여 112
역설법의 보호를 받는 가족 115
고장 난 냉장고가 있는 피서지에서 116
사랑이 무엇이냐고 118
뭔가가 있다 120
맛의 경과 122
사막의 순간에 살다 124
직업병 126
가을에 129
시를 짓는 여전사女戰士 130
창窓 혹은 창槍 132
간벌間伐에 부치다 134
해설
장르를 넘나드는 경계의 시학│박현솔
저자소개
책속에서
색(色)
사태가 났다
무너져 내린 단풍의 잔해로
욱수골 저수지 가는 길이 막혔다
붉은색이 엷어져 가는 세월이었다
당신과 나눈 말들이 몇 번 피고 졌는지
옹이로 갈라진 내 몸피를 보면 알 수 있을는지,
물의 냄새에는 여태 지워지지 않는 마음이 있다
저장고의 시간은 묵은 화약처럼 푸슬푸슬 흘러내린다
저수지 가는 길, 검붉게 찍힌다
짙은 색들은 서로를 온전히 담지 못한다
계절이 만나는 둑길, 겹쳐진 색 한가운데에 서서
나는 방금 바람이 복원한 파랑을 내려다본다
경사진 마음에 희미한 목소리들이 찰랑거린다
내 몸의 낡은 색들이 물에 풀려간다
시간은 색이다, 아주 오래전
당신이 짙어지면서 내 몸은 묽어져 갔다
내 몸이 그린 곳곳에 당신의 바탕색이 있었다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묻어나면서 나는 이제
채도와 명도가 너무 낮은 색,
어느덧 저수지에 또 다른 색이 어린다
무너져 내린 단풍이 여기까지 밀려온 것일까
거기 초록의 웃음 하나가 하얀 미소에 스며드는 걸
본다, 내가 물들었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내 온몸을 다 그려도 아깝지 않았던 색,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