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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563380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5-01-09
책 소개
목차
Ⅰ. 필명筆名 리포트
풍경 ……… 12
얼음 마사지 ……… 17
통장 ……… 23
동지 팥죽 ……… 28
중용이란 ……… 33
필명 리포트 ……… 38
돌가루가 성가셔 ……… 43
을지로 ……… 48
사라진 텃밭 ……… 53
천둥소리 ……… 58
마지막 비행 ……… 63
Ⅱ. 거미 선생
장티푸스의 고백 ……… 70
거미 선생 ……… 75
어머니의 부엌 ……… 80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 85
시골 운동회 ……… 90
토끼몰이 ……… 96
울던 아이 ……… 101
가련다 ……… 107
미역국 ……… 113
소소한 행복 ……… 118
찰나를 사랑하라 ……… 123
Ⅲ. 기찻길 소묘
장터 밥상 ……… 130
운학천 억새꽃 ……… 135
그림자가 쉬는 정자 ……… 140
남도에 깃든 멋 ……… 145
마릴린 먼로가 웃고 있네 ……… 150
순백의 설악 ……… 155
기찻길 소묘 ……… 164
찬란한 문화 천 년의 꿈 ……… 169
봄날의 향연 ……… 174
대작代作에 관하여 ……… 187
Ⅳ. 결핍, 그 변종 발생의 찬스
구도의 길에 선 소년 ……… 194
변화, 낯섦에서 친근함으로 ……… 202
화가 박수근을 기억하며 ……… 208
결핍, 그 변종발생의 찬스 ……… 213
붓의 철학자, 이광사 ……… 218
졸拙의 미학을 추구한 추사 ……… 223
단층문화 유감 ……… 228
건축의 아이러니 ……… 233
Ⅴ. 행복하려면
성선설은 유효한가 ……… 240
내 탓이오 ……… 245
댄스 하러 간다 ……… 250
불가마 정담 ……… 255
라떼는 말이야 ……… 260
그 여름 한반도 ……… 265
살아 있잖아 ……… 270
인권이 길더라 ……… 273
병아리 물 한 모금 ……… 278
하기 싫어 ……… 283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 288
행복하려면 ……… 294
작품평설 | 한상렬 문학평론가
실존적 파토스Patos의 형상화와 인문학적 성찰 ……… 299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름철이 되면 아침이 더 일찍 찾아온다. 실눈을 뜨고 창밖을 보면 어둠 속에 초록색 아고라 가든 건물이 우뚝 서 있다. 내 창 앞 키 큰 나무에 찾아온 첫 생명의 소리가 귓가에 닿는다. 지지구재지구! 작고 귀여운 새는 밝은 음색을 지녔다. 새벽을 물고 온 첫 새가 낭랑하게 노래하면 나의 오늘이 덩달아 희망으로 채워진다.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이불을 끌어당겨 다시 베개에 얼굴을 묻는 이 시간이 감미롭다. 따스함을 떨치기 싫어 떼를 쓰다 보면 하늘이 자꾸만 밝아 온다. 야속하게도 태양의 신 아폴론은 혈기 왕성한 청년인지라 사람의 감성엔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태양의 수레바퀴를 힘차게 허공으로 밀어 올린다. -〈풍경〉 중에서
어머니의 삶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그리고 폐허가 된 나라의 가난을 온몸으로 겪어 낸 시간이었다. 그러니 갈피갈피 질곡의 사연들이 오죽이나 많았으랴! 나라가 가난했던 탓인지, 타고난 분복이 그뿐이었던지 어머니에겐 평생 돈이 따라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처럼 부족한 삶에서도 어머니는 원망이나 불평 대신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돈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마치 바라지 못할 것을 바라서 자식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아닌지 싶어 미안한 표정으로 조용히 웃으셨다. -〈통장〉 중에서
흔들림의 진앙이 어디이든, 그것이 바람이든 천둥이든 사람이든 많고 많을 터이다. 어디에서 온 무엇이든 간에 그로 인해 우리는 자주 흔들리며 마음앓이를 하며 살아간다. 그러므로 삶이 곧 흔들림이란 사실을 기정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쯤 해서 흔들릴 때마다 숨어들 공간 하나를 마련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음속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무념의 공간 하나 마련해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석증을 가라앉히는 동작을 정복이라 하듯이, 마음이 평정을 회복하는 과정도 바로 정복이라 하렷다! 우리는 심신에 균열을 가져오는 감정의 파동과 다시금 균형을 회복하려는 정복의 과정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왕복운동을 지속하며 생을 통과하는 존재들이다. - 〈돌가루가 성가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