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86590140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6-10-21
책 소개
목차
1. 소유자들
2. 갈라진 도시
3. 무더위
4. 흑암의 왕
5. 유령 사냥
[번외편]
타누
이요브
자이트
나삭
라이시
체파르데아의 기록_ 이요브
체파르데아의 기록_ 죽음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야라의 눈물이 얼어붙은 비늘 위로 흘러내릴 때, 기달티 또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이 온기를 기억한다. 그는 이것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덧없다 생각한 세상이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이 따스함 하나만으로도 차고 넘칠 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랬기에 살기로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그것 때문에 다시 죽기로 결심했다. 아직 살아 있던, 그래서 따스하던 수많은 생명을 단숨에 꺼트린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언젠가 결국 같은 일을 반복할 자신을, 심지어 가장 소중한 사람마저 죽이려 했던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온 힘을 다해 스스로와 싸웠다. 검은 힘에 묶인 질긴 생명을 끊기 위해. 그 결과 그는 고통 속에서 아주 서서히 죽어 가고 있었다.
_Ⅱ부 프롤로그 「개와 고양이」 중에서
“고통스럽게 낳아서 미워하다 버릴 바엔 차라리 지금 지우는 게 현명할 것 같다만, 갈등이 된다면 좋을 대로 하렴. 다만 선택은 빨리 해야 할 것 같구나.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우린 널 도와주지 않을 거거든. 자, 어떻게 하겠니?”
부드럽게 목을 조른다면 저런 느낌일까? 선택을 강요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친절했다. 그 때문에 소녀의 몸은 더 경직되고 말았다. 선처를 바라듯 요테르를 바라보았지만 그의 눈은 친절하면서도 차가웠다. 이윽고 소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그 눈은 몹시도 위태롭게 떨고 있었다. 그렇게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던 소녀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눈물 몇 방울이 투두둑 바닥에 떨어졌고 이어진 걸음이 그 눈물을 밟았다. 소녀는 내 손을 놓고 연구원들에게로, 창녀들의 무리로 돌아갔다.
_「소유자들」 중에서
“이런 거야. 이제까지 알던 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던 진짜 나를 발견한 느낌. 이렇게 말하면 더 모르려나?”
“어쨌든 지금까지의 자신은 부정당하는 것 아닙니까?”
“아니, 사람들이 나를 키브사라고 부르는 건 지금까지의 나를 부정하지 않아. 오히려 나를 완성하는 것 같아. 라이시, 혹시 이런 기분 알아? 아, 내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구나, 하는 기분.”
라이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나는 안타깝게 웃었다.
“나는 키브사라고 불린 이후로 매 순간이 그래.”
가장 처음은 우즈의 엄마를 만났을 때였다. 그리고 야빈과 동생들을 데려왔을 때, 겁먹은 무아카를 끌어안았을 때, 기달티에게 살아도 좋다고 대답했을 때, 제미라가 무아카를 용서했을 때……. 그 모든 순간순간에 나는 느꼈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_「갈라진 도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