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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644829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9-04-10
책 소개
목차
미니픽션
뻐꾸기 / 비닐 덮개 / 청부업 / 냉동 엄마 / 자릿세 / 비운의 왕자 / 새끼 고라니 / 잃어버린 정거장 / 사루비아 / 제삿밥 / 새 작업 / 보디가드 / 돌아온 아들 / 아버지의 부활
단편소설
노란 고무줄 / 더부살이
중편소설
죽도의 푸른 갈대 / 짚신 / 양들의 반란은 깃발이 없다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갓 태어난 내 여동생에 대한 사실여부 때문이었다.
열흘 전이었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군대에서 막 제대를 하고 돌아온 날 나는 어머니가 입원한 산부인과를 다녀왔었다.
어머니 나이는 여자의 폐경기가 시작된다는 오십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아이를 낳은 사실이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아기와 분리된 입원실에는 아버지가 보낸 축하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그 아이는 분명 아버지가 뿌린 씨는 아니었다. 내가 세 살 때 여동생이 태어나자 아버지는 정관 절개 수술을 했기 때문이었다.(「뻐꾸기」 중에서)
엄마의 귀가 시간이 오늘따라 무척 늦어지고 있었다.
돌이는 깨끗이 씻지 않아서 엄마가 오지 않는가 싶어 얼굴을 씻고 또 씻었다. 거울 앞에 앉아 머리도 단정히 빗고 또 빗었다.
엄마는 공장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트럭에 들이받혀 그 자리에서 이미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었다.
그녀는 병원 영안실에서 신원 미상이라는 명패를 달고 냉동실 관 속의 얼음덩이가 된 채 누워 있었다.
그녀는 돌이가 세수하는 소리에 온몸으로 힘을 주어 한 번 꿈틀거렸다.
돌이는 내일도 세수를 할 것이다. 엄마는 내일도 꿈틀할 것이다.(「냉동 엄마」 중에서)
명옥은 주위를 한참 동안 살펴보았으나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 그녀는 담 밑 화단으로 다가가며 땅 밑 작은 항아리 속에 가득하게 들어 있는 노란 고무줄에 팽팽하게 묶여 있을 돈들을 떠올렸다. 잠시 놀란 명옥의 불쾌한 가슴에 뿌듯한 기쁨이 차올랐다. 타향에 와서 정말 피와 땀으로 얼룩진 돈이었다.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의 환한 얼굴도 어릿거렸다.(「노란 고무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