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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644836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19-05-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섬에서 섬으로
우아한 부족으로 살아남기
여우를 품은 남자
반복과 변주
무지개 인간
청회색 봄
에어돌
그래도 우리는
날아오르는 새
은사시나무
해설
정직한 시선이 포착해내는 삶의 이면 _ 김성달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놈들 모두 나의 분신과 같소. 그러니 이것을 낳은 사람의 정신이 썩어버리면 작품도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오. 난 한평생 예술가연하면서 살았소. 이제 나의 위선에 넌더리가 나오. 진실을 추구한다고 떠들면서 오히려 진실을 왜곡하고, 나와 이해관계가 없으면 진실이 지옥으로 처박히고 있는 현실인데도 대응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세상 탓만 하면서 돼지처럼 먹이통만 뒤졌으니…. 내가 평생 이놈들(예술)을 우려먹었으니, 이젠 보낼 때가 됐어요.”(「섬에서 섬으로」)
커피숍 실내에 토올이 흘렀다. 그는 유리창을 통해 고분군 유적지를 내다봤다. 무덤 위에 반쯤 걸린 저녁 햇살이 첨성대를 감싸 안고 있었다. 11월의 차고 건조한 바람이 커피숍 앞 벚나무 이파리들을 휩쓸어갔다. 주근깨투성이인 진홍색 이파리 하나가 핑그르르 떨어졌다. 이파리를 따라가던 승진의 눈에 왕릉들이 들어왔다. 사막의 모래언덕 같았다. 그는 고비사막을 떠올렸다. 우주의 숨소리가 들리는 곳. 인간을 겨자씨쯤으로 만들어버리는 곳. 그는 첨성대를 막막한 눈길로 바라봤다. 첨성대가 사막의 여인 같았다. 올리나가 그리웠다.(「여우를 품은 남자」)
요새 들어와서 놈은 한 번 앉아보지 못하고 24시간 서서 버텼다. 저렇게 살아 있다고 몸부림쳐야지, 쯧쯧. 주저앉은 날은 쓰레기장으로 실려 가는 날일 것이다. 하기야 시장통에 에어돌 같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나.(「에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