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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955888
· 쪽수 : 150쪽
· 출판일 : 2019-11-06
목차
1 썸네일 스케치
썸네일 스케치 14
부엉이는 부엉, 울지 않았다 16
도시의 자작나무에게 18
물방울의 집 20
그가 빈방에 머물다 갔다 22
빨간 버찌 한 알 24
식물성을 위하여 26
그 나무에게 가면 28
빨래 잘 말리는 방법 30
서창西窓에서 말이 끊어지다 32
봄밤, 2층 카페 테라스 34
나의 백지 노트에 적는다 36
2 제비 무덤
모래알은 반짝 40
진주 한 알 속의 42
흉터 44
종이에 베이다 46
금붕어가 사라졌다 48
양들의 침묵 50
제비 무덤 52
수면내시경 54
공황恐慌일기 56
우리가 다시 만나던 날의 호프집 스트로우 58
그 바다에 다시 갔네 60
양수역에서 62
3 안개가 컹컹
안개가 컹컹 66
파편들은 꽤 멀리 날아간다 68
요오드 세슘비가 내리는 날 70
인어 동상이 있는 연못 72
트릭아트 74
러닝머신 76
책을 덮다 78
그 아이가 내게 와서 물었다 80
부석浮石 82
벽과 낙서 84
청각 검사 86
4 첫 기억의 방
첫 기억의 방 90
이봐 규화목, 알리바이를 대봐! 92
개구리, 누렁우물 벽에 94
한밤의 베스트셀러극장 96
부레 없는 물고기처럼 98
아픈 모월 모일 100
잠시 외출 중 102
서향의 복도 끝에 서 있었다 104
화이트 슈가 106
흑진주 몽돌해변에서 108
4월 1일 110
[해설]
‘사이’의 상상력과 아이러니 서사
박남희(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비 무덤
무덤을 파헤치자 검은 흙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너의 머리와 몸통은 그렇다 치고, 대체
노란 부리와 발목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흙더미에서 갑자기 검은 날개가
푸드덕 깃을 털며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제야 쏟아져 나온 흙을, 아니
새의 깃털들을
허겁지겁 다시 제자리에 덮어 주었다
붉게 피어오르던 노을은 순식간에
검은 먹물 빛으로 바뀌고 아 정말 미안해
파헤쳤다, 묻었다,
- 이제 제발 내 무덤을 가만히 내버려 둬!
마치 네가 경고하는 것 같았지만
이 괴기한 반복을 멈출 수가 없었어
내 몸이 땅속으로 푹푹 꺼지는 꿈을 꿀 때마다
쏟아져 나온 검은 흙들은 매번
허공 위에 새 봉분을 만들고 만들었지
열 개의 피 묻은 손톱이 묻힌 봉분 위에서
언젠가 너는 노란 부리로
콕콕 내게 인사를 건네고 있을까
- 거기 그곳에선 아프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