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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955895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19-11-10
목차
1 열꽃 앓다
열꽃 앓다 12
마음 지나가는 풍경 14
발효의 시간 15
모과향 16
자화상 17
미라클모닝 18
시간의 맥을 짚다 20
속울음의 집 22
앙금 23
쉬다 24
초승달 26
귀가 얇아진다 27
자화상 2 28
고백 29
2 설해목 쉼터
설해목 쉼터 32
회오리바람 34
말복 36
겨울 구곡폭포 37
3월, 의암호 38
사람이 안주다 40
영산암에서 42
윤회 43
실과 바늘의 이중주 44
연리지 46
십일월 하순 48
눈이 맵다 49
곰배령 50
물의 영역 52
3 된서리의 습성
된서리의 습성 54
소리를 견인하다 56
노모老母의 말놀이 58
멍 60
몸살 61
파킨슨동굴 62
어머니의 들판 64
검은 가시 66
시속 140km의 하루 68
붉어지다 70
네 봉분을 보면 세월이 아프다 71
핏줄이 가렵다 72
그늘막 겨울나기 74
모과향 2 75
4 밸이 없는가 봐요
밸이 없는가 봐요 79
삶은 때로 육중한 바퀴처럼 달려 든다 80
봉이 할머니 82
동행 84
귓밥 86
앉은뱅이 꽃 87
강대나무를 바라보며 88
근황 90
기억을 걷는 대장간 92
비포장도로 송 씨 94
지구조각가 최 씨 96
해로 98
고모의 잠 100
[해설]
시간의 맥을 짚으며,
시의 도道를 가는 시인 103
이 영 춘(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열꽃 앓다
말 풍선 안으로
허풍선이 바람이 들이칩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말의 오르가즘
귓불 적시는 달콤한 헛것들
그녀가 부풀어 오릅니다
까만 민들레 홀씨만 한 언질을 붙들고
밤새 여기저기 별을 띄웁니다
지고 말면 그뿐인 별은
지친 그녀의 페르세우스 별이 됩니다
꼬리를 그리며 떨어지는 별똥별 같은 말
별똥별 같은 말을 지우느라 몇 날 며칠
하얗게 밤을 벗겨냅니다
황홀과 혼란과 두근거림은 물결처럼 흘러가는 이름입니다
바람에 이우는 열꽃입니다
유선형의 시간이 빠져나간 텅 빈 말 풍선
그녀의 낯빛은 꽁꽁 언 돌 개울입니다
차가운 열꽃이 피는 중입니다
정클잎 시인은 ‘생명의 소리’를 잘 받아 적는 시인이다. 삶도 생활도 괴로움도
모두 그의 시속에서는 따뜻한 목소리로 융화되어 파문을 일으킨다. 그저 담담히
생각 그 너머의 심중을 그려낸다. 시적 대상이 되는 자연과 사물과 그리고 사람,
모두가 그의 시 속에서는 크게 요동치거나 소란스럽지 않다. 시의 본래 뜻인 도
道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클잎 시인에게 詩는 마음의 수양이고 수양서
이다. 그의 시 속에는 명상이 들어 있고 명상의 자장磁場이 가득 차 있어 시와 시
의 간극, 사람과 사람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
깊어가는 어둠속으로/ 내내 당신이/ 내 마음에 걸려 있습니다// 내 마음에 당
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 마음에 차지 않기 때
문입니다 「초승달」 깔끔한 이미지로 승화된 시다. 그러나 그 내면은 웅숭깊다. 시
적 대상인 “초승달”을 ‘당신’이란 이인칭으로 의인화 하여 화자의 심중을 진술하
고 있다. 시간의 맥을 짚으며, 인생의 맥을 짚으며 매일매일 큰 강을 건너가는
것이 우리 인생살이다. 싸르트르는 “시란 인생에 대한 물음”이라고 했다. 정클잎
시인은 이 큰 인생의 강을 건너면서 그저 담담히 나를 되돌아보고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눈길이, 마음이 닿는 대상은 모두 따뜻한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것이 그의 詩이고 시의 세계이다.
- 해설 「시간의 맥을 짚으며, 시의 도道를 가는 시인」 중에서
이 영 춘(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