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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036999
· 쪽수 : 143쪽
· 출판일 : 2020-08-05
책 소개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제1부
더부살이 13
옛날얘기 14
쇠딱따구리 16
하늘 18
상수리 툭, 하고 떨어지면 20
사랑과 삶 22
마당에 풀을 뽑다가 23
새 소리 들으며 24
돌 26
개미와 진딧물과 나 28
강여울에서 30
뱀 32
봄밤에 34
숲을 보다가 36
예의 38
제2부
몸으로 쓰는 시 43
어느 봄날 내가 44
하늘의 매 46
풀잎 이슬 47
산맥을 바라보며 48
토마토 순지르기 50
목발에 대한 생각 51
마지막이라는 말 54
씨앗에 대하여 56
노린재 한 마리 58
갈참나무 아래에서 59
또 눈이 내린다 60
안개가 마을을 덮었을 때 62
매일매일이 다른 삶이기를 바라며 64
꽃과 뱀 66
겨울 산길 67
제3부
봄눈 71
대칭 또는 균형에 대하여 72
도리깨질 74
솟대가 그리워하는 이 76
자작나무골의 봄 78
독백 79
꽃을 본다는 건 80
박주가리 82
산제비나비 83
장마와 나무 84
계수나무 붉은 잎 86
가을에는 88
풀벌레의 노래 90
달빛 92
잎이 떨어지는 것 94
제4부
버들개지 97
고광나무꽃 98
머위꽃 100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102
눈 맞춤 104
민들레나물 106
숲속에 비 온다 108
단풍 109
분꽃씨 받으며 110
억새꽃 112
거름 주는 마음 113
저절로 써진 시 114
가을은 고양이처럼 116
어떤 그리움 118
잔대 120
ㅣ해설ㅣ 최성수 122
저자소개
책속에서
<목발에 대한 생각>
나는 소아마비로
그래도 부실한 다리로나마
세상의 땅을 딛고
명주실 같은 가느다란 길
헤치고 버텨 걸어왔는데
어느 날인가 하필
그 부실한 다리를 다쳐
깁스 풀고 나니 걸을 수 없어
목발을 짚기 시작했다
목발은
걸을 수 없는 다리
지탱해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한편 무엇보다도 불편한 것이라서
언제든 팽개쳐버리고
절룩이며 걷는다 해도
두 다리로 걷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뿐
한번 꺾인 의지
다시 곧게 펴지 못하고
여전히 고목에 붙은 매미처럼
그에 의지하고 있으니
목발은 내게
애증이 교차하는 불편함의 대상
내 자유를 억압하는 물건이지만
또 어쩔 수 없이 의지하는 익숙한 존재
내 목발은 어쩌면
평생을 지탱해온 불편한 내 두 다리
인생을 이끌어온 볼품없는 내 몸처럼
보기 싫지만 보듬을 수밖에 없는 숙명인 채
버리지 못하고 안고 가야만 하는 실재(實在)
그래서 목발은
사람이면 인생길 걸으면서 겪게 될 고통,
살아가는 존재에게 필연인
고뇌 같은 것이다
<어느 봄날 내가>
어느 봄날
추억처럼 쌓였던 눈 녹고
양지바른 뜨락 한편에
수선화 새싹이 돋아
지금
곤고한 세월 돌아온 내가
언 땅 뚫고나온 너와 마주보고
살아갈 날 서로 위로한다
그래, 괜찮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