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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132097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7-04-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세상만사 새옹지마
제1부 이혼남, 고통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01 돌싱이 웬말이냐?
02 나는 엄마가 없는게 아닌데......
03 아들의 빈자리 면접권 단상
04 아들의 졸업식, 불편한 외가 식구들
05 5월은 우울한 가정의 달
06 부부동반 모임, 가본 지가 언젠지
07 아내에 대한 질문이 불편한 이유
08 그녀의 편지, 심란한 하루
09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제2부 프렌디, 까칠한 아들과 친구 되기
10 아들은 커서 무엇이 될꼬
11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
12 이번 설엔 아들과 여행 갑니다
13 사교육이 필요없는 이유
14 아들의 스승을 만나다
15 아들과 함께 제주도 자전거 여행
16 아들에게 흥정을 배우다
17 친구 같은 아빠로 사는 법
제3부 주부(主夫),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18 엄마, 제발 쫌! 어머니 잔소리 극복기
19 총체적 난국, 부모님이 사라지다
20 월례 행사 집안 청소로 뼈 빠진 날
21 전기요금 폭탄을 맞다. 살림꾼이 되어가는 길
22 내일의 아침식사가 두렵다
23 양말 뒤집어 벗는 남자들
24 변해버린 명절 풍경들
25 능력 있는 아내의 남편이고 싶다
제4부 위기의 중년, 자유로운 영혼으로 즐기기
26 새해, 반복되는 결심
27 머리털 빠지는 남자
28 나도 슬림핏을 입길 원한다. 끝없는 다이어트
29 추남의 오텀 리브스
30 혼자 놀기의 달인을 꿈꾸다
31 동호회 활동으로 재미있게 사는 법
32 노인네가 될 것인가 어르신이 될 것인가
33 회사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
34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꿈꾼다
제5부 돌싱, 새로운 사랑에 도전하기
35 나의 아들, 그녀의 아들
36 재혼정보 회사를 가다
37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38 23번 남자
39 크리스마스의 웃픈 추억
40 하태 핫해! 뜨거운 밤
41 나만의 복잡한 결혼 방정식
42 돌아온 싱글들, 뭉치다
43 얼굴이냐 마음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44 마지막 화해
에필로그
이혼, 내 인생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들의 빈자리, 면접권 단상
이혼을 ‘당했다는’ 무척이나 억울한 심정이 몇 년간 이어졌다. 특히 이혼 바로 직후에는 나뿐만 아니라 온 가족의 증오가 대단했다.
‘자식도 버려두고 가버린 년’이라는 편견이 오랫동안 떠나질 않았다. 그런 증오와 편견 속에서 처음에는 아들과 아내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와 부모님 몰래 유치원에 왔다 갔다는 외갓집 식구들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독한 사람들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냥 우리끼리 잘 살게 두지 왜 안정을 깨는 건가’라는 불편함이 가득했다. 아들에게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집안 분위기를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위축되어 있는 아들을 보는 내 심정도 편안하지 않았다.
이혼 후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아내는 면접권 소송을 걸었다. ‘어디서 감히’라는 집안 식구들의 분위기와 달리 나는 면접권은 억지로 제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아들에게 엄마와의 만남을 제한하는 것은 나의 고집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집안 식구들의 격한 반대를 무릅쓰고 나는 법원에서 한 달에 두 번씩 1박 2일, 그리고 1년에 한 번 일주일씩 면접권을 주겠다고 합의하고 돌아왔다. 이 때문에 한동안 부모님과 내 이혼을 안타까워하던 형제자매들과 냉전이 있었다. 결국은 내 결정을 인정해주었지만.
면접권을 허용해준 초기에는 셋이 같이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혼한 남녀가 아빠, 엄마라는 이유로 ‘쿨하게’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전히 우리에겐 앙금이 많이 남아 있었다. 어쨌든 나는 자연스럽게 아들을 격주 토요일마다 외갓집으로 보냈고, 후에는 그것이 나에게 자유시간으로 되돌아왔다.
얼굴이냐 마음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좋아요?
- 왜요? 소개팅해 주시려고요? 괜찮아요. 저는 아들이 대학 갈 때까진 사람 안 사귈 거예요.
- 에이 그럼 쓰나요? 아들은 아들 인생이 있는 거고, 아빠는 아빠 인생이 있는 거잖아요 그러지 말고 이야기해 봐요.
-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이야기하면 욕먹어요.
- 왜요?
- 저는 얼굴 예쁜 여자가 좋거든요.
- 아니 아직도 얼굴을 따져요? 나이 50이 되어가는데 얼굴 따지고 있으니 쉽지 않겠네요.
- 맞아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안 돼요. 전 여자 사귈 자격이 없어요.
이런 식으로 대화가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이다. 사람들은 개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그 개성을 잘 살리면 나름의 매력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왜 나 같은 남자들은 여자들의 미모를 최우선으로 두고 보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어떤 친구들은 정말 마음에 맞는 여자를 반려자로 선택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선택하기도 하는데 왜 나는 그게 안 되는 것일까?
나는 이상하게 얼굴 예쁜 여자들, 특히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느낌의 인상을 가진 여자들은 성격도 좋을 거라는 착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얼굴을 보고 좋아하기 시작한 여자들에겐 그들의 말이 뭐든지 사실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건 일종의 강력한 선입견이다. 선입견일 뿐임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강박증세다.
나도 물론 마음이 착한 여자를 원한다. 그 전제조건이 얼굴도 예뻐야 한다는 것이고, 좀 더 강하게 내 선호도를 표현하면 얼굴 예쁜 것은 기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에야 마음이 착한지, 나랑 취미가 맞는지, 교양이 있는지, 아이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기 시작할 수 있다. 나의 고질적인 증세에도 불구하고 내가 착하고 예쁜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 이건 그저 내 팔자
려니 생각하고 하늘에 비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름다움은 한 꺼풀의 피부에 불과하다’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에겐 그 한 꺼풀의 피부가 열 길 깊은 마음보다 우선 중요하다.
하늘이시여 이 불쌍한 속물을 굽어 살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