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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197287
· 쪽수 : 331쪽
· 출판일 : 2018-10-29
책 소개
목차
1 완전한 추방
2 매튜를 향하여
3 로만국회인권위원회
4 경찰서에서
5 불붙은 보고서
6 위험한 보고서
7 법률상담카페
8 위험한 로린
9 정부지원사업체에서
10 가구수리보조원이 되어
11 매튜의 선물
12 마크에게 가는 길에
13 파비안의 길
후기 또 하나의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같은 경험을 가졌다며 “허! 자신부터 사실상 파산자로 만들어 놓고 이름을 빌려주는 거지요.”라고 했던, M이 수습하려 뛰어다니던 중에 지인 법무사가 했다는 저 말이 M의 유일한 사전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법무사의 회한은, ‘돈이 관리하는 사회에서의 돈은, 원래 지배하는 자가 가진 위험을 지배받는 자의 영역으로 이전한다.’라는 비극의 모태와는 별개로, 그 비극이 초래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파산자로 만들어 놓고 명의대여를 해야 한다.’라는 유일한 방편을 알게 된다는, 그 늦어버린 또 다른 비극의 불가피성 토로이기도 했다.
‘세금’과 ‘임자 없는 돈’은 등식이라는 진리를, 그 차원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심각한 범죄행위나 국민적 비난거리가 아닌 한(─얼마든지 쉬쉬할 수 있고 또한 정부권력도 눈치 보는 ‘갑’의 국회이니, 이것도 노출의 위험은 그리 크지는 않다.), 눈짓으로 주의환기를 주고받음이 미덕이자 공존의 가치였다. 꼬박꼬박 나오는 봉급과 함께 이런저런 복지의 누림은 당연한 것이지, 감사함 따위의 감상에 빠질 것이 전혀 아니었다. 국민의 세금은 ‘공유지’이고, ‘공유지의 비극’은 자각증상이 없다는 것. 그런지라, 아무런 머뭇거림의 사정이 없고 바람 한 점 없는 온실의 날들이다. 그냥 무한재인 시간과 돈은 절대 이들을 배반치 않는다. 해서, ‘시간은 인간의 의지가 개입할 때 비로소 생명을 가진다.’라는 이치는, 이들에게는 아주 틀린 셈법이었다.
전환기 악마의 발톱은 소리 없이 자라, 자신의 체질 밖 인간들의 운명을 찢어 버린다. M도 변호사가 밥 굶을 수도 있다는, 미래의 현재를 까뒤집어 보지는 못했다. 변호사가 되고 처음 파스란 정부의 계약직에 이어 주식회사의 사내변호사로 있을 때까지 저 악마를 숨소리를 몰랐다가, 그 후 수년간 개인사업자로 변호사를 하면서는 운이 닿지 않았다고 자위를 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