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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213536
· 쪽수 : 350쪽
· 출판일 : 2016-06-25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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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눈보라 속에 코를 내민 열차는 기적 소리를 내며 천천히 서행하고 있었다. 하얼빈의 광활한 역사에는 열차를 기다렸던 중공군들과 승차를 준비하는 조선인들 모두가 나와서 열차를 맞아주었다. 역 한쪽에는 이미 출발을 정비하는 열차가 한 대 정차하고 있었고, 그 주위로 기차 만큼 산적해 있는 탄약과 화기들이 빼곡했다. 병사들은 쉼 없이 탄약과 화기들을 열차 안으로 실어 나르다가, 역으로 들어서는 모스크바 발 열차에 시선을 빼앗겼다. 대단한 규모의 수많은 탱크차를 바라보며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자주포를 실은 탱크차를 가뿐히 이끌어가는 열차는 하얼빈 역을 그대로 서행하며 지나쳐버렸다. 그 탱크차가 뒤태를 뽐내며 꼬리를 감추자, 이어서 하얼빈 역에 정차 해 있던 열차로, 대기하고 있던 조선인들이 올라타기 시작했다.
- 프롤로그 中
김일성이 창밖의 만주 벌판을 바라보며 눈썹을 꿈틀 거렸다. 물론 소련이 앞장서서 깃발을 흔들어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예 앉아서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 중국도 오랜 내전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을 텐데 생각보다 입장이 곤란해졌다. 만약의 경우에 미군이 개입되었을 때, 보다 더 든든한 어깨가 필요했다.
김일성이 만주의 허허벌판에 시선을 묶어 둔 반면에 박헌영은 시선을 찻잔 안에 가두고 깊은 사념에 빠져있었다. 그는 찻잔 안의 일렁이는 물결 위로 마오쩌둥의 얼굴을 그렸다.
- 프롤로그 中
후퇴하는 7연대 국군 행군대열의 끝에 합류한 심일의 소대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축 쳐진 어깨와 질질 끄는 군화는 꼭 물에 적셔 있는 것만 같았다. 오재원은 입안으로 자꾸 손가락을 집어넣고 침을 뱉어댔다. 입 안에 있는 모래가 자꾸 씹히는 탓에 짜증이 배가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오혁수가 뒤에서 수통을 넘겨주었다. 오재원은 수통을 받아들자마자 입안에 물을 때려 넣고 헹궜다.
- 6 中
심일이 소대원들과 함께 대기를 찢을 만한 기세로 고함을 지르며 자주포에 뛰어 들었다. 심일과 마동혁이 수류탄을 들고 자주포 안으로 투척했고, 그 주위 소대원들은 특공 조를 엄호할 목적으로 자주포 위의 인민군과 자주포 뒤에 숨어있던 인민군들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한편 2조에서는 신길수와 오혁수가 후방에 뛰 따르던 자주포에 수류탄을 들고 달려들었다. 자주포 옆에서 튀어나오는 인민군들은 전부 오재원을 포함한 소대원들에게 사격을 당하고 쓰러졌다.
자주포 안에서 맨몸으로 튀어 오르는 오혁수와 신길수를 바라보며 경악하는 인민군들은 허둥지둥 소총을 겨냥했지만, 그 사이 수류탄은 이미 투척되었고, 오혁수와 신길수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7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