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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87252214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25-02-19
책 소개
목차
이 가슴 씻으리니 어디가 그곳인가
산새는 정을 다해 울어 주는데
봄이 가고 봄이 오니 그 주인은 누구
저 달은 누가 나누어 옹달샘에 던졌나
혼이여, 돌아가자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슴을 씻지는 못하더라도 그나마 가슴을 어루만져 주고 다독거려 주는 것은, 그것은 성城도 아니고 들도 아니고 산이었다. 또 집도 아니고 절도 아니고 길이었다. 울음도 아니고 웃음도 아니고 광기였고, 욕도 아니고 잠도 아니고 책이었고, 물도 아니고 차도 아니고 술이었고, 병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글이었다.
_〈이 가슴 씻으리니 어디가 그곳인가〉 중에서
“일을 해보지 않으면 백성의 어려움을 모르게 되고, 백성의 어려움을 모르고 본즉 백성을 아낄 줄 모르게 되고, 백성을 아낄 줄 모르고 본즉 백성을 해롭힐 줄만 알기에 이를 뿐이니, 이러고도 이를 어찌 인도人道라고 하겠느냐.”
_〈산새는 정을 다해 울어 주는데〉 중에서
매월당은 그러면서도 걷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그 먼 길을 걸어서 이 반벽강산에 이르는 동안, 무엇은 무엇만큼 줄고 무엇은 무엇만큼 늘었을 것인가. 는 것도 많고 준 것도 많았다. 는 것은 몸에 스며들어서 더부살이하는 병이요, 술이요, 잠이요, 꿈이요, 울화였고, 준 것은 몸에 기생하는 그 여러 것들에게 부대끼고 시달리다 못해 제 모습을 잃어버린 몸뚱이 자체였다. 한 삼십 년 동안 머리 검은 짐승의 고기로 안주를 하며 주야로 갈아 대다가 잇몸에서 달아난 이빨이 그렇고, 못 볼 꼴만 보는 데에 질려 버려 저만치에 있는 것만 보이고 이만치에 있는 것은 보이지 않게 된 두 눈이 그렇고, 못 들을 소리만 듣다가 열이 오른 나머지 먼 데 소리는 가까워도 옆의 소리는 아득하게 들리는 두 귀가 그렇고, 산수간에 티끌을 이고 산 적이 없어 감고 빗기를 게을리하는 사이 반은 세고 반은 빠져 버린 쑥대머리 또한 그러하였다.
_〈봄이 가고 봄이 오니 그 주인은 누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