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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7283577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6-11-01
책 소개
목차
1. 너의 향기는 사라졌다
2. 납 화살
3. 깨진 창문
4. 황금별
5. chase car
6. 여행하기 좋은 날
7. 들려주고 싶어
8. 쓰고 달콤한 심포니
EP. 늦은 후회
EP. 사랑의 요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얼마 남지 않았네. 내 결혼기념일."
재윤은 기현과 함께 칼을 잡고 화려한 웨딩케이크를 가르면서 넌지시 통보했다. 세 번째 결혼기념일. 정확히, 기현의 아버지가 임기를 마친 해에 각자의 길을 가자. 재윤을 사랑하지 않았지만, 갓 결혼한 새신부가 듣고 얌전히 넘길 얘기는 아니었다. 기현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재윤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리고 억지로 웃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늘한 미소가 뇌리에 박혔다. 가벼운 웃음조차 완벽했다. 기현에게 내줄 틈이 없다는 듯 완벽하게 그린 미소였다. 피로연 내내 웃고 또 웃었다.
두 사람은 무난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재윤은 바빴다. 기현은 굳이 남편이 세운 벽을 넘으려고 하지 않았다. 기대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결혼 생활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재윤은 까다로운 성격이었지만, 기현이 맞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혼한 그들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살았다. 한 해 그리고 두 해가 지났다.
"뭐가 그렇게 급했나요?"
반년만 참으면 됐다. 그런데 남편은 그 반년을 참지 못해서 이렇게 누워 있다. 어쨌든 삼 년이다. 의식이 없는 남편과 약속한 건 세 번째 결혼기념일까지였다. 그 이후는 모른다. 기현은 암담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윤과 정리할 수 있을까? 남편이 해결책이라고 던진 선택지는 모두 어렵다. 어떤 선택을 하든 나쁜 건 기현이 될 테니까. 정 여사의 말이 옳았다. 남편은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어야 했다. 이런 상황을 오래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람으로. 기현은 바짝 마른 남편의 손을 잡았다.
"마음을 비우기 어렵네."
온기가 닿을 정도로 꽉 쥐었다.
"재윤 씨?"
필사적으로 쥐고 있는 건 그녀가 아니었다. 기현은 조용히 너스 콜을 누르고, 남편의 상태를 지켜봤다. 손의 압력이 점점 약해졌다.
이윽고, 파르르 떨리던 눈꺼풀이 완전히 올라갔다.
남편이 깨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