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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로 간다

라스베가스로 간다

심봉순 (지은이)
북인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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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로 간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라스베가스로 간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413059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6-11-07

책 소개

강원도 평창토박이 작가인 심봉순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심봉순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식물처럼 산다. 소설의 무대는 주로 전형적인 농촌이며 인물들은 농사를 짓거나 작은 가게를 꾸리며 생계를 이어간다. 붙박이로 사는 이들은 제자리에 머물며 여일하게 살아간다.

목차

하지 감자
검은등뻐꾸기
금 따는 사람들
라스베가스로 간다
땀띠물
어디선가 그 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마당가 여자
배추 3
허토

● 해설 | 식물들의 사생활/ 김나정
● 작가의 말 | 인생도, 글쓰는 것도 곡선이다

저자소개

심봉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태백 방터골에서 태어났다. 『인어공주』 동화책을 처음 접하던 날 난 신세계를 만났다. 그 후 동서양 문학전집은 물론이고 야담류까지 닥치는 대로 읽자 마을 사람들은 아마 유학을 갈 거라며 추켜세웠다. 카톨릭관동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원고지 70장짜리 첫 단편소설을 써 친구에게 읽어주었다. 친구가 재미있다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 소설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만난 남자와의 결혼식 전날에 평창에 가서 뭐하고 살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 글이나 쓰면서 살자’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아이들 숙제 봐주면서 늘 말하긴 했다. ‘마흔 살이 되기 전에 소설가로 등단할 거야.’ 말이 씨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지근거리에 있는 이효석문학축제에 아이의 사생대회를 핑계로 따라갔다가 대충 쓴 산문이 입선에 들자 목구멍이 간질거렸다. 김유정 전국문예공모(2002년)에서 대상을 받자 단편소설을 써서 신춘문예에 응모했다. 그게 최종심에 들어가 얼떨떨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문학시대』(2006년)에 단편소설 「피타고라스 삼각형」이 당선되었고 2년 반 동안 연재 후에 나온 소설이 첫 장편소설 『방터골 아라레이』이다. 등단하고 10년을 등단에 취해 살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소설집 『소매각시』와 『라스베가스로 간다』를 펴냈지만 존재감은 없었다. 현진건문학상에 응모해 단편소설 「제천」으로 현진건문학상 우수상(2017년)을 받았다. 이 수상을 계기로 조금 길이 보인듯했지만 금방 다시 깜깜해졌다. 「메밀꽃 필 무렵」 이어쓰기인 『메밀꽃 질 무렵』을 평소 좋아하는 작가들과 함께 소설집을 만들어 기뻤다. 장편소설 『탄(炭)』으로 한국문협 작가상(2020년)을 받았고 세종교양 문학도서(2020년)에 선정되었다. 그걸 계기로 조금 길이 보이는 듯했지만 또다시 캄캄해지려고 한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산에 오른다. 길게 가려면 체력이 필수니까. 백로 지나자 해가 슬슬 게으름을 피워 나도 슬슬 꾀가 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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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름을 안 하고도 얼마든지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볼 양이면 물론 핑계일 수 있겠지만 남편이 노름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 한 몫 단단히 했다. 유난히 이곳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들판이 꽁꽁 얼어 있는 겨울철이 되면 어디 한 판 벌어지는 것이 없느냐고 승냥이처럼 눈을 번뜩이는 것이 일이었다. 한 판 벌어지는 곳을 찾아 한 자리 꿰차고 앉아서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까지의 돈을 잃어야만 노름판이 일단은 끝난다. 물론 매일 돈을 잃기만 하면 결국에 노름에서 손을 끊는 장한 사람도 생길 것이지만 가끔 몇 백만 원씩 딴다는 것에 함정이 있었다. 그 동안 쏟아부은 자금은 생각도 않고 지금의 현실인 자기 앞에 퍼렇게 쌓여 있는 지폐를 보니 천하를 얻은 것처럼 우쭐대고 퍽퍽 기분 좋게 그 돈을 탕진할 뿐이었다. 꼭두새벽부터 배추 작업이나 무 작업을 나가 일당으로 몇 만 원씩 버는 그네들의 친구들은 천하에 좀팽이고 한심한 작자가 되어 버렸다.
남편은 돈을 따게 되면 다음의 원활한 자금순환을 위해 그만 아는 모처에 일부 숨겨두고 나머지는 그야말로 물 쓰듯이 썼다. 그 모처라는 것도 자기 딴에는 엄청나게 머리를 굴렸겠지만 그것처럼 찾기 쉬운 곳도 없었다. 처음에는 안방 장롱 위에 있는 종이상자 밑에 숨겨두더니만 내가 십만 원짜리 수표를 한 장 슬쩍하고부터는 그곳에는 절대로 안 숨겼다. 다음 장소로는 자기가 매일 끌고 다니는 마티즈 운전석 거울 뒤에 자동차등록증과 같이 숨겨 두었다. 거기서도 한 장 슬쩍하려다가 이렇게 되면 점점 음지로 숨지 싶어서 가끔 얼마 있는지 뒤져 보기만 할 뿐이었다. 노름 실력이 젬병인지 그곳에 돈이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런 날은 가게 통장에서 알토란 같은 돈이 슬쩍 빠지는 날이기도 했다. 돈을 따게 되면 그 동안 야금야금 통장에서 빼 쓴 것은 전혀 계산에 넣지 않고 지금의 상황만 파악되는 모양이었다. 열 받아 씩씩거리는 마누라 기분 좀 풀어줘도 괜찮겠지만 노름해서 딴 돈은 돈으로 취급하지 않는 별난 종자라 눈앞에서 허벅지 내놓고 살랑거리는 다방 레지 입으로 다 들어간다고 볼이었다.
어떤 날은 자존심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어차피 할 수밖에 없는 노름 묵인해주고 돈을 좀 뺏어서 그 동안 구멍난 통장이라도 얼마쯤은 메워야 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었다. 여우 같은 마누라랑은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랑은 살 수 없다는데 너무 고집스럽게 원칙만 내세우다가 통장만 거덜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 젖내 나는 막냇동생을 업고 근댓국을 끓일 때부터 노름하는 인간하고는 그 사람이 아버질 망정 사람으로 대하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남편이라고 면죄부가 성립될 수가 없었다.
통장에서 돈이 좀 많이 빠진 날에는 어차피 이판사판이니 있는 돈 몽땅 털어서 남편에게 휙 던져주고는 ‘이 돈 다 쓰고 와서는 노름에서 손떼. 그래도 또 노름방에 가면 그때는 내가 당신 안 봐’ 그렇게 하고 싶었다. 동생에게 슬쩍 자문했더니 그렇게 하면 십중팔구 고쳐지더라고 했다. 놀기 좋아하는 자기에게 마누라가 그렇게 나오자 가슴이 뜨끔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마누라가 눈만 한 번 희번덕거려도 설설 기는 동생에게는 그 방법이 통했겠지만 능갈치는 남편에게는 안 통할 것 같다. 그것보다도 그나마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돈마저 몽땅 날릴 것 같아서 내가 그럴 용기가 안 생겼다.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밤이면 난 거리의 부랑자가 되었다. 세상 모르게 자는 아이를 둘러업고 남편이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나섰다. 동네는 작은데 당구장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일곱 군데도 넘는 당구장을 다 돌아다녀 보았지만 남편의 모습은 오리무중이었다. 당구장마다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자 두꺼운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고 출입문마저 닫아걸었다. 죽을 용기를 내어 당구장 출입문을 잡아 당겨보면 약간 흔들릴 뿐 견고한 철옹성처럼 꿈쩍도 안 했다. 하긴 당구장 문이 덜컹 열린다면 그것은 더 문제일 것이다. 내 간보로는 남편도 제대로 못 불러보고 도망쳐 나올 것이다.
― 「라스베가스로 간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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