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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 ISBN : 979118770015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7-05-29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1: 임옥희 | 추천의 말 2: 고정갑희 | 옮긴이 서문
1장 경찰 | 2장 매춘인 | 3장 일 | 4장 논쟁 | 5장 산업 | 6장 구경 구멍
7장 낙인 | 8장 다른 여성들 | 9장 구원자들 | 10장 운동
감사의 말 | 더 읽을거리
책속에서
그랜트가 마지막에 제안하고 있는 ‘창녀whore’라는 용어의 재전유는 반反성매매 입장에 있는 이들과 성노동론 입장에 있는 이들 모두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을 부정적으로 보든 불가피한 것으로 보든 또 다른 어떤 시각에서 보든 어떤 이에게, 특히 여성에게 심각한 사회적 손상을 입히는 힘을 가진 언어로 ‘창녀’만한 것은 없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일단 ‘창녀’로 낙인찍히면 많은 것, 어쩌면 모든 것을 잃는다. 존중, 존경, 권리, 가족, 친구, 자식, 집, 이웃을 잃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기게 된다. 그녀가 하는 어떤 말도 당사자가 하는 ‘진정한’ 말로 인정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점은 그랜트가 책에서 지적하고 있듯, 성노동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 성노동에 대해 ‘상상’하고 그것을 성노동의 진실이라고 믿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알기 위해서는 성노동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그들의 다양한 입장에서 들어보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옮긴이 서문 중에서)
성노동자들이 맞닥뜨린 낙인과 폭력은 성노동 자체보다 훨씬 더 해롭다. 그러나 이 점은 성매매 자체를 폭력이 폭력을 낳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성매매는 여성과 남성에게 허용되는 최대치가 어디까지이며 어디에서부터 권리가 사라지고 폭력이 정의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표식이다. 이것은 가장 보호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이들을 위한 보호비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성노동 반대론자들은 성매매가 폭력적인 제도라고 비난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행사되는 폭력은 허용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매매춘’은 ‘성노동’에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했다. 성노동도 노동이라는 주장을 이해하려면 이것이 하나의 존재상태에서 일종의 노동형식으로 전환한 과정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 누가 이를 추동했는지, 누가 이에 반대했는지, 누가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매매춘과 성노동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직접 성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성노동이라는 명칭을 발명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