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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7904410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3-10-1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걱정 말아요. 그대!
행복이 | 짭짭이 | 산들이 | 돼지 | 앵두 | 대추 | 공주 | 뿌꾸 | 산책줄과 방석 | 동물 덕후들 | 깜씨
[TIP 1] 강아지에게 기본 훈련은 필수적이다
[TIP 2] 반려동물에게도 집이 필요하다
2. 나, 여러분의 반려동물 이름
미자 | 엉클이 | 왕초 | 초코 | 아지 1, 2, 3… | 다정이네 | 아롱이 | 코코 | 청이 |
순돌이와 삼순이 그리고 깜모 | 플로베르의 앵무새
[TIP 3] 코커스패니얼 파동은 왜 일어났을까?
[TIP 4] 개와 사람이 함께 발견된 가장 오래된 유적은 언제, 어디였을까?
[TIP 5] 오래된 미래의 주민들은 동물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3. 저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쉬 | 토리 | 별이 | 축복이 | 후크 | 오로지 | 비밀
[TIP 6] 개들도 노래할 수 있을까?
[TIP 7] 동물의 사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TIP 8] 장애견에게 재활치료는 필수적인 과정
4. 우리 만난 적 있나요?
토실이 | 고순이 | 뽀롱이 | 수리부엉이 | 고라니
[TIP 9]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후기_웃는 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돌돌이였다, 개원한 동물병원의 첫 손님인 강아지 이름은. 돌돌이 보호자님은 강 건너 미사리라는 카페촌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분이셨다. 한강 산책길이 아름다워 이사오셨다고 하셨다. 이 부부의 바람은 서울에서 다소 떨어진 양평 쪽에 작은 카페를 마련해 자신의 카페에서 공연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없지만 앞으로 아이가 생기면 숲속 가까이에서 자유롭게 자라게 하고 싶어 하셨다.
어떻게 보호자분들과 이런 내밀한 사적 사연들을 나눌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보호자님과 수의사 사이에 돌돌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돌돌이는 오래전에 알았던 이웃처럼 우리들 사이를 이어주었다.
돌돌이 이후, 동물병원을 방문한 수많은 동물들은 처음 멀리서 바라보았던 마을의 아름다움 풍경 안에서 내밀한 사람들의 살내음을 향내 맡게 해주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면 적어도 동물병원에서 그 섬은 우리들의 동물이었던 것이다. 동물병원 전자 차트 안에 수많은 동물이름들은 이런 작은 섬들의 이름들이었다.
사실 노래 부르는 개들은 많다. 아니 개들은 이미 선천적으로 가수다. 내 말이 의심된다면 개의 조상인 늑대를 보면 된다. 늑대 울음소리(Howling)를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라. 언제든 노래하는 늑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울음소리는 우는 소리가 아니라 울리는 소리이다. 즉, 일종의 음악이다. 늑대는 이런 울리는 소리로 자신 감정의 여러 가지 상태를 표시한다. 만일 우리가 늑대의 하울링(Howling)을 노래로 인정한다면, 늑대 사회는 자연을 무대로 한 오페라의 공연이 매일 완벽하게 실연되는 시공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내 권유대로 별이에게 안락사를 시행했다면 별이의 마지막 6개월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보호자님의 죄책감은 평생 남았을 것이다. 물론 별이의 6개월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타난 습관적인 반복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6개월 동안. 별이는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삶을 영위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건 이후 다시는 보호자가 먼저 말씀하시기 전에 안락사를 미리 권고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