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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8167067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7-08-17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리뷰
책속에서
지금 내가 하려는 말은 굉장한 힘을 갖고 있었다. 그 말을 하려니, 마치 보드카 한 잔을 들이켠 듯 뻣뻣했던 목구멍이 느슨해지고 손가락 끝에서 전율이 일었다. 무력감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그 말 한 마디면 이 상황에서 분명히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남자, 여자 경찰관을 번갈아 쳐다보며 잠시 그 순간을 즐겼다. 그들의 표정이 변하는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그들을 응시하며 나는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레베카 윈터예요. 11년 전에 납치를 당했어요.”
눈이 어둠에 적응했을 때, 벡은 헉 하고 숨을 멈췄다. 구석에 본래 거기 없었던 그림자가 있었다. 짙은 회색에 대비되는 칠흑 같은 검은색이라 겨우 보이는, 거기 있어서는 안 되는 얼룩.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벡의 심장은 갈비뼈를 뚫고 나올 듯 쿵쾅댔다.
아주 느리게, 그것이 일그러졌다. 사지가 뻗어져 나오더니,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형태로 커졌다. 벡은 눈을 꼭 감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목구멍에 걸리고 말았다. 그것이 구석에서 걸어 나왔을 때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휴대전화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정말 문자가 온 것이다. 나는 언제 오냐는 엄마의 문자이리라 생각하며 휴대전화를 보았지만, 아니었다.
나가.
그게 다였다.
그때 삐익 하는 타이어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그 밴이 방향을 돌려 내 뒤쪽에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심장이 쿵쾅댔다. 날 따라오는 게 분명했다. 담배를 던져버린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밴이 속도를 높였다. 나는 최대한 빨리 달려 진입로를 지나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쾅 닫은 나는 등을 기대고 서서 숨을 헐떡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