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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8339570
· 쪽수 : 17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허공에 누운 잠1
만약에
이승울담 저 너머를 넘보고 싶다
동전 굴리기
신도 똥을 누실까
빈손2
남은 생이 별미겠다
죽음도 밥심일 텐데
죽어도 될까 몰라
환생
문상
업
천상의 꽃
버리다
죽음인들 지치지 않으랴
열반
나도 꽃이다
제2부
자화상
버릇없다고
젊은 노인
바닥
손톱깎이
그냥 대충 살기로 했다
다섯잎클로버
돌인들 가슴이 없으랴
닭에 다리가 없다
물속으로 숨어버린 그 여자
얘들아 나 죽어서도 그리 좀 울어주면 안 되겠니?
숲 속의 빈소
우스갯소리
도둑맞은 청춘
어머니의 칼
고수레
별밤3
민머리 도둑님
착시
초로인생
제3부
색맹들
안 그래도 늙어서 서러운데
길 아닌 길
요상한 현수막
팻말
불효막심
목욕탕에서 생긴 일
봄비
혼밥
액땜
소 닭 보듯
입이 풍년이겠다
사람보다 개가 낫다
입은 무덤의 할애비다
방울토마토
바람의 헛손질
말의고장
빈손1
일출2
술
혼자 술 먹는 늦은 밤
제4부
갈빗대를 돌려다오
몸
땜질
오줌발이 약해졌다
병수발
아내의 달
쌍꺼풀
마음속의 부처님
별밤4
극락
밤의 적막
할망
외손녀의 선물
식탐
사랑이 별거더냐
못과 벽
손등에 나룻배 한 척 띄어놓고
나의 그림자
이 뭣고
파장
향방向方
작품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날
아래랑 구운 고구마를 먹다가 문득,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쌍꺼풀 수술을 받으면
좀 더 예뻐질 것만 같은 아내더러
그리하라고 일렀더니
말도 말라며 펄쩍 뛰었다
조금은 젊었을 때
관상에 도통하다는 어느 스님이
얼굴에 칼을 대면 남편을 잃을 팔자라고 그래서
친구들은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도
자기만은 안했다며,
한 친구는 스님의 말을 대스럽지 않게 여겼다가
돌연 남편을 잃기도 했다는 거다
오호라!
오직 이 한 목숨을 위해 예뻐지기를 마다했던
아내의 벽오동 심은 뜻도 모르고
여태껏 목숨 부지해오며
아내가 좀 더 예뻐지기만을 바랐던
내 잘못을 사죄하는 뜻으로
먹던 군고구마 반쪽을 아내에게 건넸다
하긴, 나도 이젠 살만큼 살았으니
그에 괘념치 말고
아내 맘껏 예뻐졌으면! 하는 속내마저
덤으로 얹어……
-「쌍꺼풀」
가끔은 아내의 안경알을 입김 후후 불며
깨끗이 닦아준 것 말고는
살며, 착한일 한 게 별로였던 것만 같은
내 삶의 흉터에
알게 모르게 쉬슬 듯 쌓인 업
아, 산이겠다
두고두고 무너져 내리는 족족 부메랑일
저 산 짊어지고
이 생을 다 건너느니
차라리 이쯤에서 되돌아 선 발길로
내 피의 족적을 거슬러 든 태초의 문턱 저 너머
(…)
아득한 고요엘 가
-「업業」
꽃이 시들어 지고 나면
본디 흙의 자리로
되돌아가는데
그 고운 꽃도 아니었던 난들
눈 감으면
감 데가 따로 있으랴
하면,
나도 꽃이다
꽃 따라 지는
아니 아니다
삭은 나무토막이다
불의 만찬에 아, 군불이나 지필!
-「나도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