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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풍경

생활풍경

극단 신세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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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풍경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생활풍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88343676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3-12-04

책 소개

극단 신세계의 첫 희곡집으로, 장애 담론을 다양한 시각에서 들여다본 표제작 「생활풍경」을 비롯해 총 다섯 편의 희곡을 묶었다. 신세계의 작품 세계와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희곡들이다.

목차

서문

생활풍경
별들의 전쟁
말 잘 듣는 사람들
안전가족
사랑하는 대한민국

리뷰|공연장 바깥, 우리의 자리 – 장일호 (작가, 시사IN 기자)
공연 기록

저자소개

극단 신세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새로운 세계, 믿을 수 있는 세계를 꿈꾸는 젊은 예술가들의 모임. 구성원 모두가 연출, 작가, 배우 등 하나의 포지션에 속하지 않고 함께 공부하고 쓰고 만드는 공동창작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 희곡집 『생활풍경』과 극단의 공동창작 방법론을 담은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 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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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최철근 (소리를 높이며) 아, 진짜 꼴값들을 떨고 있네. 여기 당신들만 있어?
손숙희 발언권 얻고 말씀하세요.
최철근 발언권은 개뿔, 지금까지 그냥 다 말하고 있잖아.
손숙희 발언권 얻고 말씀하시라고요!
최철근 거두절미하고! (앞으로 가서 마이크를 뺏고) 앉아, 앉아. 지하철에서 소리 지르는 장애인, 앵벌이 하는 장애인, 침 질질 흘리는 장애인 보면 무슨 생각이 듭니까? 좋습니까? 나는 내 눈앞에서 장애인들 알짱거리면 짜증이 납니다. 기왕이면 나랑 같이 안 탔으면 좋겠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합니까.
박복순 맞습니다.
손숙희 제가 발언권 드리지 않았습니다.
최철근 장애인을 멀리하는 건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입니다. 한강시 어디를 가도, 경상도, 전라도 어디를 가도 다 똑같이 장애인 멀리합니다. 누가 내 새끼들이 장애인들 보면서 자라는 걸 원하겠습니까? 우리만 특별히 나쁜 게 아닌데 왜 자꾸 우리만 나쁜 사람 만듭니까?
고성희 나쁘니까 나쁘다고 하는 거야!
이부선 (말리며) 보경 어머니.
손숙희 발언 그만하시라고요.
최철근 기왕이면 우리 집 앞에 정상적인 사람이 살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일반인보다 연예인들 많이 살면 좋겠고, 기왕이면 대기업 총수들 많이 살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는 그런 시설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안 그렇겠습니까?
손숙희 계속 말씀하시면 퇴장시키겠습니다.
최철근 마지막으로 장애인 부모들한테 묻겠습니다. 당신들 가족 중에 장애인 없어도 그 자리 지킬 겁니까? (사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생활풍경」에서


변구윤 누가 민간인이 잘 죽었다고 합니까? 요즘 같은 시대가 아니라 전쟁이었다는 겁니다.
민기현 자꾸 전쟁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시는데……. 넘어가겠습니다. 당시 한국군의 전술지침을 보겠습니다. 하나, 보이는 것은 모두 베트콩들이다. 둘, 깨끗이 죽이고 불태우고 파괴한다. 셋, 물을 퍼서 고기를 잡는다.
변구윤 (끼어들며) 넷, 어린이도 첩자다. 다섯, 놓치는 것보다 오인사살이 낫다. 여섯, 적을 안 죽이면 내가 죽는다. 전술지침은 곧 생존지침이었습니다.
민기현 배심원 여러분, 여기서 물은 민간인, 고기는 베트콩을 뜻합니다. 민간인을 퍼서 베트콩을 잡는다는 것은 한국군의 학살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학살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변구윤 그러니까 애초에, 애초에 정정당당하게 정규군만 전투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닙니까? (울먹이며) 베트콩들이 먼저 민간인인지 베트콩인지 구분 안 가는 전술을 썼다, 이 말입니다. 이게 와 우리 잘못입니까? 그리고 베트콩은 뭐 맨몸으로 덤빈 줄로 알아요? 걔네들은 소련하고 중공한테 지원을 어마무시하게 받았습니다. 또 거기가 베트콩 홈그라운드 아니겠습니까? 누가 유리합니까? 쉽게 보이면 우린 싹 다 몰살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중요한 건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겁니다. 어디 다른 방법 있으면 한번 말씀을 해보세요!
민기현 (변구윤이 울먹이는 것을 바라보다) 배심원 여러분, 우리 참전군인들은 식민지배, 한국전쟁을 겪어오며 모든 불행은 빨갱이 때문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어쩌면 피해 민족으로 당해온 억울함을 애꿎은 대상한테 분풀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이들에게 폭력을 사주하고 복종을 강요하면서도 책임지지 않고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우리 증인도 피고 대한민국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대한민국은 민간인학살에 대한 책임을…….
변구윤 (눈물을 닦으며) 에이, 변호사님! 나는 그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와 책임을 집니까?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처벌받았습니까? 미국한테는 찍소리도 못 내면서 우리 대한민국한테 이러는 거 웃기지 않아요?
민기현 그렇다고 대한민국과 한국군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걸 따져보자는 자리고요.
변구윤 뭘 따져봐요, 이미 민간인학살이라고 땅땅땅 정해놓고서!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사과는 용병이었던 한국군이 할 게 아니라, 패전국인 미국한테 받아야 된다! 베트남에서 원하지 않는 사과를 우리가 억지로 밀어붙이는 게 맞습니까?
민기현 베트남에서 사과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요…….
변구윤 압니다, 알아요. 한국군의 민간인학살이 문제가 되면 베트콩들의 민간인학살도 문제가 되니까 몸 사리는 거지. 베트콩들도 민간인 엄청 죽였으니까요.
민기현 증인, 계속해서 모든 걸 국가 간의 문제로 돌리려고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사건의 원고는 피해당사자 개인, 응우옌티쭝입니다.
변구윤 그러니까 내 말이요, 이건 개인의 문제라는 겁니다. 와 쓸데없이 대한민국을 피고로 만들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듭니까?
박용미 그럼 좋습니다, 저도 질문 하나 드릴게요. 증인은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별들의 전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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