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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헌책

아무튼, 헌책

(책에 남은 흔적들의 우주)

오경철 (지은이)
제철소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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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헌책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무튼, 헌책 (책에 남은 흔적들의 우주)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343706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4-22

책 소개

아무튼 시리즈 예순다섯 번째 주제는 헌책, 더 정확히 말해 “아무개가 소유했으나 짐작하기 어려운 온갖 사연을 안고 세상에 흘러든” 헌책을 모으는 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편집후기』를 쓴 오경철 작가의 두 번째 산문집으로, 헌책에 대한 그만의 “작고 수수한 사랑의 기록”을 담았다.

목차

서문
하필이면 수집
보는 눈
숨어있는책
비가 오는 날에도
내다 팔기
이름들
취미와 생활
원본 가까이
쟁여두기
인천—아벨
조건들
책은 책으로
헌책은 헌책일 뿐
헌책의 값
흔적들
후기를 대신하여

저자소개

오경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나서 인천에서 자랐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스물여덟 살 때부터 출판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스무 해 가까이 우리말의 수풀에서 헤매고 있다. 첫 직장은 문학동네, 마지막 일터는 민음사로 사이사이 크고 작은 몇몇 출판사에 적을 두고 문학서와 교양서를 만들었다. 출퇴근하기가 싫어 집에 들어앉아 있을 적에는 김영사, 문학과지성사, 창비 등 여러 출판사의 갖가지 원고를 교정하고 교열하며 먹고살았다. 한때 혼자서 출판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세상사에 염증이 나면 낭인인 양 책과 술을 벗 삼아 허송세월한다. 두 고양이가 놀고 쉬는 작은 서재의 책장 앞에 우두커니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가 많다. 『편집 후기』 『아무튼, 헌책』 『판타스틱 북월드』(공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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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값나가는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어떤 물건을―그것은 대부분 실용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그것을 사들이는 이에게 다양한 층위의 정신적 충족감을 줄 뿐이다―일정한 돈을 치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행위에 따라야 하는 공통된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안목이리라.


수없이 많은 책을 사서 집 안에 들여놓은 나는 들여온 것만큼은 아닐 테지만 또한 상당히 많은 책을 집 밖으로 들어냈다. 이삿짐을 줄이려고―단언컨대 이삿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책을 증오한다―, 비좁은 집이 책의 포화 상태를 극사실주의적으로 전시할 때, 그리고 책이라는 물건에 염증과 회의가 생길―모든 궁핍한 애서가들이 잊을 만하면 겪는 증상이리라 생각한다. 저따위 책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저것들을 끌어안고 있느라 이때토록 가난뱅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게 아닌가!―때마다 헌책방이나 온라인 중고서점에 책을 무더기로 가차 없이 팔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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