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88504930
· 쪽수 : 567쪽
책 소개
목차
1장 우리 집에 왜 왔니
2장 움트다
3장 꽃을 심다
4장 꽃의 무게, 사람의 무게
5장 조선꽃집 아이리수(芽而理水)
6장 피고, 지고, 피고
7장 꽃이 피기까지
최종장 꽃 찾으러 왔단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딸랑, 꽃집 아이리수의 풍경이 울렸다.
“어서 오세요, 꽃집 아이리수입니다!”
며칠이 지나고, 꽃집은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해길의 생각과 달리, 꽃집은 생각보다 장사가 됐다.
“아이고, 이렇게 예쁜 게 있었어.”
“오매, 꽃집에 구경 올 맛이 나네.”
손님들은 즐거웠지만, 방 안에서 밖을 살피는 해길은 영 기분이좋지 않았다.
낯선 이들이 오가는 탓에 신경이 곤두섰다.
반면 무용은 퍽 기분이 좋았다.
해길은 구경을 끝낸 손님들이 물건을 사갔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무용의 기분이 좋은 건 사실 해길 덕분이었다.
답을 해주는 이가, 자신을 반겨주는 이가 있는 게 무용을 들뜨게 했다.
어깨가 희었다.
그동안 희다거나 희지 않다거나 어떻다거나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볕에 익은 낯이며 손만 봐왔던 터였다. 익숙하지가 않았다.
생각해보면 발도 퍽 희었던 듯한데, 그걸 봤을 때는 치료를 하느라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라니, 무슨 생각 말인가.
그을린 목덜미를 타고 반쯤 마른 머리칼이 흘러내렸다.
고개를 들자 머리칼이 가슴께로 떨어졌다.
흰 살결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해길은 떠오르는 것을 떨치려 고개를 휘휘 저었다. 하지만 열이 식질 않았다.
절로 손부채질이 나왔다.
“입을 만한 게 없는 게냐? 괜찮은 것을 구해오라고 하였는데.”
해길이 묻자 여태 멍하게 있던 무용이 정신을 다잡았다.
“그게, 뭘 입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서요.”
해길은 도리질을 하고 있는 무용의 얼굴을 가만히 감싸 뺨을 쓸었다.
그리고 시선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파리한 입술이 세게 깨문 탓에 붉어지는 모양이 애틋했다.
“연모한다. 그러니 지키게 해다오.”
어째서 자신보다 더 서럽게 우는 것일까. 해길은 젖어 드는 무용의 뺨을 매만지다가 그대로 입술을 포갰다.
무용의 눈물이 멎은 걸 본 해길이 미소 짓자 애써 마주 웃었다.
하지만 다시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무용은 파고들 듯 해길을 껴안았다.
쿵쿵, 서로에게 맞닿은 심장이 함께 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