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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의 어둠

한 치 앞의 어둠

사와무라 이치 (지은이), 김진아 (옮긴이)
폴라북스(현대문학)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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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의 어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한 치 앞의 어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88547548
· 쪽수 : 322쪽
· 출판일 : 2026-01-25

책 소개

2015년 《보기왕이 온다》로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사와무라 이치의 첫 초단편 괴담집이다. 21편의 짧은 이야기로 일상 속 공간을 공포의 장소로 전복하며, 공포를 ‘깨닫는 순간’을 응축된 연출로 보여준다.

목차

명소
수로
선생님, 있잖아요
기미지마 군
가정통신문
신과 인간
잠꾸러기 물개 Q초 지점 301호의 노트
심야 장거리 버스
부동산 임장
만원 전철
공백
다리 아래
검푸른 죽음의 가면
밤샘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카페 창문에서
무제
몽살
차가운 시간
핏줄
꾸물거림
남겨진 일기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사와무라 이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9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2015년 〈보기왕〉이 독특한 문체와 뛰어난 구성으로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으며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보기왕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데뷔작으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린 《보기왕이 온다》 이후, 《즈우노메 인형》(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작)과 《시시리바의 집》, 《나도라키의 머리》(제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 수상작 〈학교는 죽음의 냄새〉 수록), 《젠슈의 발소리》를 시리즈로 출간했다. 2020년에는 《패밀리 랜드》로 센스 오브 젠더상 특별상까지 수상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예언의 섬》,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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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이자 프리랜서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스크린 일본어 회화 : 어그레시브 레츠코》 표현 해설, 옮긴 도서로는 《헤르메스》 《과거로 돌아가는 역》 《사이토 히토리의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철학자들의 토론회》 《착한 아이가 자라 서툰 어른이 되었습니다》 《생물은 왜 죽는가》 《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코로나와 잠수복》 《가모가와 식당》 《BEATLESS》 《터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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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저어.”
“왜 그러시죠?”
“제가 낼 수 있는 집세로는 기피 매물밖에 볼 수 없는 건가요?”
“무슨 말씀이신지요.”
“시치미 떼지 마세요. 지금까지 둘러본 집들 전부 기피 매물 맞죠?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거잖아요. 자살이나 어떤 사건, 아니면 고독사 같은.”
“그게…… 요즘은 기피 매물인지 고지할 의무도 없고, 기피 매물의 의미부터가…….”
“말씀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사고라고밖에는…….”
--- <부동산 임장>


그날도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몇 개나 터져서, 나는 울적한 마음으로 퇴근길 전철에 몸을 실었다. 제발 부탁이니 더는 기분 나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과, 꼭 이런 날에 뭔가 사건이 터질 것 같다는 자포자기의 마음. 그 두 가지 감정을 품은 채, 나는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털썩, 데구루루 하는 귀에 익숙지 않은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발치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아저씨, 아니 아줌마인 것 같다. 나이는 50세 정도. 곱슬머리인지 파마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고불고불한 검은 머리. 양복 비슷한 갈색 상·하의를 입고 있었다. 찢긴 흔적이 가득한 백화점 쇼핑백이 손 근처에서 굴러다녔다.
--- <만원 전철>


텔레비디오 기기에 비디오테이프를 넣었다. 자동으로 재생이 시작됐다. 이제 제작사의 로고가 나오겠거니 하는 순간, 갑자기 화면이 확 밝아졌다.
방이 하나 나왔다. 우리가 있는 객실과 똑같은 다다미, 도코노마, 족자, 유난히 큰 탁자가 있는 전형적인 여관의 일본식 방이었다.
이불이 깔려 있고, 사람이 자고 있었다. 화질이 나빠서 화면이 일렁거렸지만, 머리가 긴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치이익, 치지지직 하는 잡음만 들렸다.
“뭐야, 이게?”
아버지가 말했다.
“그러게” 하고 어머니가 대꾸했다.
“기분 나쁘네. 실수로 공포 영화를 빌려 왔나?”
“테이프에 분명 제목이 붙어 있었어. 고질라라고 적혀 있었다고.”
“실수로 이 테이프에 영상을 덮어씌워 녹화한 걸지도 모르지.”
“아.”동생이 외쳤다.
누워 있던 사람이 상체를 일으켰다. 이쪽을 보고 있다. 여자였다. 젊다. 나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듯한 여자. 그 외에는 선명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여자가 입을 열었다.
---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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