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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8660162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18-06-29
책 소개
목차
1. 효주
2. 도기마을
3. 은빛 그림자
4. 쿤
5. 도깨비불
6. 야시 시집가는 날
7. 달가림
8. 어김없이 아침은 오고
9. 문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초록이 가득 찬 호수 안에 무영이 있었다. 무영은 물고기보다 매끄럽게 헤엄쳤다. 무영이 유연하게 몸을 비틀며 물살을 밀고 나아갔다. 마치 푸른 물고기 같은 무영의 몸이 햇빛에 투명하게 반짝였다. 무영은 물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기척을 느꼈는지 무영이 호수 위를 올려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무영이 어색하게 웃었다. 무영의 입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떠올랐다. 무영의 검은 머리카락이 해초처럼 일렁거렸다. 커다란 눈이 검게 반짝이며 다정하게 나를 보았다.
쿵쿵쿵.
무영의 입에서 나온 물방울이 수면 위로 올라와 내 얼굴에 닿았다. 얼굴이 간질간질했다.
쿵쿵쿵.
담갔던 얼굴을 호수에서 빼고 뛰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숨을 너무 오래 참았나. 심장 소리가 소란스러웠다.
“무영은, 내가 너를 잊는다고 해도 서운하지 않아?”
혹시나 무영도 나와 같지 않을까, 아니 사실 무영도 나와 같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무영에게 물었다. 무영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서운하다는 게 뭐야?”
“그냥 아쉬운 것. 잊히는 게 아쉬워 뒤돌아보는 것?”
“꽃이 떨어질 때처럼?”
“응,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나도 서운할 것 같아.”
무영의 말에 마음이 두근댔다.
“그런데, 괜찮아. 너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봐서.”
“그게 무슨 소리야?”
“떨어지는 별을 볼 때의 네 얼굴 말이야. 잊지 못할 것 같아. 네가 별보다 더 환하게 빛났거든.”